신행정수도 후보지 평가결과가 5일 공식 발표되면 최종입지의 윤곽이 어느정도 드러나면서 신행정수도 건설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하지만 신행정수도 건설작업이 속도를 내는 만큼 신행정수도의 성격과 국민투표실시 여부, 사법부 이전 여부, 건설비용 등을 둘러싼 논란도 점점 거세질 전망이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후보지 평가결과 발표가 `논란의 종식'이 아니라 `논란의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4일 정부에 따르면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국무총리.김안제 서울대 교수)는 5일 오후 2시 정부중앙청사에서 제4차 회의를 열고 후보지별 평가결과를공식 공개할 예정이다.
후보지별 평가결과가 공개되면 후보지별 점수가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신행정수도 최종입지의 윤곽이 사실상 드러나게 된다.
특히 1위와 2위 후보지 간의 점수차가 클 경우 신행정수도 최종입지는 당초 예정(8월중)보다 빨리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신행정수도 건설작업이 빨라지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반대여론도 적지 않아 최종입지 선정까지 끊임없는 논란이 예상된다.
추진위 측도 이러한 점을 감안해 후보지 평가결과에 관한 공청회 개최 횟수를현재 5번 정도로만 계획하고 있으나 필요할 경우 공청회를 추가로 개최할 수도 있다는 방침이다.
여러 논란거리와 관련해 우선 야당과 수도이전반대국민연합 등에서 집중적으로제기하고 있는 `천도(遷都)' 논란이 좀처럼 사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부가 추진해온 행정수도 이전은 사실상의 `천도계획'"이라며 수도이전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부각시키며 이슈화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표는 최근 여당에 `국회가 조속한 시일내에 수도이전특위를 구성,그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에 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에 착수하자'고까지 제안했다.
수도이전반대국민연합측도 천도문제를 끈질기게 제기하고 있는데 최상철 국민연합공동대표(서울대교수)는 지난 2일 서강대 경제대학원 '오피니언 리더스 프로그램'(OLP) 세미나에서 "행정수도라는 개념은 없으며 수도는 그냥 수도인 것"이라면서 신행정수도 건설이 곧 천도임을 거듭 주장했다.
헌법소원 문제도 신행정수도 건설계획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이석연 변호사(전 경실련 사무총장)는 지난달 초 행정수도 이전으로 직접적인피해를 보게 되는 시민들을 공개 모집,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당초 계획대로 오는 17일 이전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경우 신행정수도 건설계획은 다시 한번 논란에 휩싸일 수 밖에 없다.
수도권 지자체들의 반발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 인천시 등 중부지역 지자체들은 신행정수도 후보지 평가위원회에 인력을 파견하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중앙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할 입장이어서 드러내놓고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지는 못하지만 지역 정서상 반대 분위기가 강해 신행정수도 건설계획에능동적으로 참여하기 곤란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공개적으로 국민투표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
만약 앞으로 이들 지자체가 조직적으로 연대해 신행정수도 건설계획을 반대해나갈 경우 신행정수도 건설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힐 수도 있다.
특히 이들 지자체가 전문가 추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후보지 평가과정에서 공정성 및 형평성 시비가 일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해 추진위는 "평가위원을 추천하지 않은 지자체에 대해서는 관련 학회의 추천을 받아 해당 평가위원을 위촉했기 때문에 형평성 등의 문제는 전혀 없다"면서 "이미 제정돼 시행되고 있는 법률에 대해 국민투표를 한다는 것은 검토할 필요조차 없는 일"이라고 거듭 밝혔다.
국회와 사법부 이전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정부는 국회와 사법부가 모두 신행정수도로 옮겨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해당 기관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이해찬 국무총리가 총리 취임 전 `사법부에 대한 수요는 행정수도보다는서울에 많다'며 사법부 이전에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낸 적이 있어 어떻게 결론날지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행정수도 건설비용도 계속 논란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신행정수도 건설비용을 45조원대로 보고 있지만 학계 등 일각에서는 최대 100조원 이상이 들 것으로 보고 있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추진위에 따르면 신행정수도 건설에 소요되는 비용은 청사건립비와 이사경비 3조4천여억원을 포함해 총 45조6천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 정부재정으로 부담할 돈은 11조3천억원이고 나머지 34조3천억원은 민간에서 아파트 분양 등을 통해 조달하게 된다.
정부가 45조원대의 자금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과는 달리 일부 학계전문가들은 이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개통한 고속철도의 경우 건설비용이 당초 4조원대에서 20조원대로 크게 늘어났다"면서 "신행정수도 건설비용도 최대 100조원이 넘을 수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