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도요타의 맞수로 부상한 현대·기아차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올 상반기 자동차 생산대수에서 일본의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 4위 자동차 메이커로 등극했다. 최근 현대차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넘지 못할 산'으로 여겨졌던 도요타를 제쳤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현대차가 예상보다 빨리 도요타를 넘어서게 된 데는 대지진에 따른 도요타의 생산차질과 판매위축 등 반사이익이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품질향상과 공격경영을 통해 글로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중 현대ㆍ기아차의 국내외 생산량은 319만대에 달해 도요타의 301만대보다 18만대 앞섰다. 도요타의 해외출자법인 생산까지 합치면 여전히 도요타가 52만대가량 앞선다는 주장도 있지만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인 도요타와 순위를 다투는 맞수가 된 것이 사실이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중소형차ㆍSUV 등 신차 생산이 크게 늘어난 것이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더 고무적인 것은 품질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의 주력차종 대부분이 올해 미국시장 평가에서 품질만족도 1위를 거의 휩쓸고 있다. 쏘나타는 미국 자동차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직비전의 품질만족도 조사에서 중형차 부문 1위, 아반떼는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가 실시한 준중형차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대형차 에쿠스도 얼마 전 자동차시장 조사기관인 JD파워의 상품성 만족도 조사에서 BMWㆍ아우디ㆍ렉서스 등 명차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하이브리드차 부문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지난 7월 전달보다 판매대수가 25% 늘어나면서 미국 하이브리드차시장에서 2위에 랭크됐다. 생산량과 품질 양 측면에서 현대ㆍ기아차는 명실상부한 메이저 자동차 업체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 같은 추세를 지속함으로써 세계 4위를 넘어 '톱 3'에 들어가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량도 중요하지만 품질을 높여 고급차시장의 점유율을 제고해나가야 한다. 정몽구 회장이 "올해 역시 품질을 더 끌어올리는 것이 최우선이며 해외공장 신축 등 양적 확대를 내년 이후로 미룰 계획"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경영전략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