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선이후가 걱정’ 예상 적중/외환·자금시장 동향

◎정치적 불안해소 불구 수급불균형상태 못벗어/연말 달러수요 쇄도속 통화긴축 자금난 여전외환시장과 자금시장이 극단적인 수급불균형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선이후가 걱정」이라던 금융시장 관계자들의 예상대로 대선후 첫날인 19일 환율과 금리가 급등하고 주가는 급락하는 불안한 모습이 재연됐다. 정치적인 불안요인이 어느정도 해소된 반면 금융시장은 여전히 비관적인 전망으로 가득한 실정이다. ◇외환시장=이날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은 기준환율보다 43원60전 높은 1천5백30원에 첫거래가 시작된 뒤 줄곧 오름세를 타며 한때 1천6백50원까지 급등했다. 환율변동폭 제한이 폐지된 지난 16일 기준환율인 1천6백43원70전에 가까운 수준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연말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달러수요가 몰리기 시작했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달러수급 불균형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앞으로 10여일동안의 상황은 지금까지보다 훨씬 나쁠 것이란 분석이다. 우선 해외금융기관들은 여전히 한국 금융기관이나 기업에 대해 냉담하다.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대부분 상환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긴급지원자금 35억달러가 19일 추가로 들어왔지만 환율안정과는 무관한 상황이다. 이 자금은 외화유동성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수는 있어도 시장의 수급불균형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준은 전혀 아니다. ◇자금시장=자금흐름은 여전히 막혀있고 시중금리는 법정상한선인 연25% 일색이다. 외환시장과 마찬가지로 연말자금수요를 무시할 수 없다. 신세기투신의 영업정지는 가뜩이나 불안한 자금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19일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연26.14%. 이날 발행물량이 6천9백억원에 달해 애초부터 채권시장은 소화능력이 없었다. LG정보통신의 5백억원과 현대강관의 1백억원어치만 연25% 금리에 소화됐을 뿐 나머지 물량은 발행사가 되사가는 양상이 나타났다. 지난 17일의 연 23.31%에 비해 2.83%포인트 높은 수준. 콜시장은 종금사와 할부금융사 등 제2금융권의 자금수요가 지속되면서 거래가 계속 부진한 가운데 연25%의 콜금리가 형성됐다. 기업어음(CP) 역시 금리만 연25%를 기록했을 뿐 거래는 없었다. 종금사들이 며칠동안 콜자금 결제를 못하는 극단적인 위기상황은 아직 없지만 상황이 개선될 여지를 찾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연말에 만기가 집중되는 5조원규모의 전환사채(CB)는 자금시장에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다. 현재 오는 31일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CB는 1조2천억원대인 반면 사모CB는 4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금시장은 한국은행의 초긴축 통화정책에 대해서도 불안한 모습이다. 지난 12일 총11조3천억원의 금융권 지원이 발표된 뒤에는 연말의 집중적인 통화환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손동영 기자>

관련기사



손동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