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학원 「최고위과정」문제많다/재교육 본질 외면/연줄·과소비 조장

◎자격 엄격제한… 자치회비 수백∼수천만원/강의는 형식적,골프모임·해외여행 열올려대학들이 사회지도층 인사들을 대상으로 앞다퉈 개설하고 있는 특수대학원의 「최고경영자과정」「최고위과정」 등 강좌가 재교육이라는 본래의 기능보다 연줄을 키우고 과소비를 조장하는 사교장으로 변질, 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다. 더욱이 대학총동문회가 강좌 수료자들의 동창회 가입을 허용한데다 대학들도 특수계층만 입학할 수 있도록 자격을 제한하고 개별모임을 주선하는 등 고질적인 편가르기를 부추기고 있다. 9일 관련 대학과 동창회 등에 따르면 불과 6개월 과정의 강좌에 수강료만도 3백만∼5백만원에 달하는 이들 강좌의 수강생들은 기업체 임원·국회의원·고위공무원 등 정·관·재계의 상류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 강좌는 입학과 동시에 자치회를 조직, 회장의 경우 5천만원, 수석부회장 2천만원, 부회장 1천만원, 기타 임원 5백만원, 일반회원 3백만원 등 회비를 거두는게 상례다. 이들은 이렇게 모인 돈 중 대개 5천만∼1억원은 대학에 기부하고 나머지로는 한달에 한번씩 골프모임을 갖거나 해외여행을 하는 등 과소비를 일삼고 있다. 졸업 후에도 사교모임은 계속돼 대학원에서 편성해준 10여명씩의 반별로 한달에 한번 정도 골프모임과 부부동반 식사모임도 갖는다. 2개월에 한번씩 열리는 동기회, 분기1회의 동창회도 있다. 수강생들은 교육보다는 인맥 형성을 주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태반이어서 유수 대학에 겹치기로 수강하는 경우도 흔하다. 동창회·동기회·반모임으로 낭비하는 사회적인 비용도 엄청날 수밖에 없다. 강좌명에 대부분 「최고」라는 말이 들어가는 이들 강좌는 전국 65개 대학에 1백60여개가 개설돼 있다. 「최고경영자과정」의 경우 전국 50여개 대학에 개설돼 한때 전국 동창회연합회를 결성하기도 했다. Y대학 언론홍보대학원 「최고위과정」을 수강한 그룹의 한 임원은 『언론에 대한 이해를 넓히려고 들어갔지만 부실한 강의내용과 낭비적인 운영이 개탄스러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대학측도 이들의 교외활동이 기부금과 관련된 점을 감안, 수강생자격을 기업체 사장·국장급 이상 공무원, 국회의원 등으로 제한하고 모임을 부추기기 일쑤다. 서울대 한상진교수(사회학과)는 『교육기능보다 연줄을 확장시키는 탈교육 적 운영이 문제』라며 『관계당국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이들 강좌에 대한 관리개선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오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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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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