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발머 "中 해적판 SW로 MS 막대한 손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가 불법 복제 천국인 중국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최근 MS가 시가총액에서 라이벌 업체인 IBM에 밀려나고 발머 CEO는 퇴진 압력에 시달리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중국 시장 성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발머 CEO는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MS 아시아-태평양 연구ㆍ개발(R&D)센터 기공식 연설에서 “불법 해적판 소프트웨어(SW)가 중국 시장에서 활개를 치면서 MS가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며 “중국과 미국의 PC 판매량이 비슷한데도 중국 시장 매출액은 미국의 20분의 1에 불과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중국시장에서 PC 1대당 MS가 거둬들이는 수익은 인도의 6분의 1에 불과하고 중국 시장 전체 매출액은 인구가 1,700만에 불과한 네널란드 보다도 적다”며 “중국의 지적 재산권 보호가 인도만큼만 개선돼도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더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머 CEO가 이처럼 중국 불법 복제 시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최근 들어 MS의 명성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MS는 지난 23일 시가총액기준으로 IBM에 15년만에 추격을 허용하며 IT업체 중 애플, IBM에 이어 3위로 내려앉았다. 급기야 헤지펀드계의 큰 손 데이비드 아인혼은 발머가 CEO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MS는 중국 PC 시장이 규모 면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함에도 불구하고 불법 복제로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 WSJ에 따르면 지난 해 중국 PC판매량은 6,380만대를 기록해 7,500만대를 판매한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지만 MS의 2010년 회계연도 미국 매출액은 362억 달러인 반면 중국매출은 20억달러에도 못 미쳤다. 그 동안 MS는 중국 당국에 저작권 보호를 요구하며 중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번에 새로 준공한 베이징 소재 R&D 센터도 MS가 4억달러를 들여 건립했다. 지난 2006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MS의 창업자 빌 게이츠 집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나누며 지적 재산권 보호 수준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들은 윈도나 MS 오피스 등 MS의 소프트웨어 원본 버전이 비싸다는 이유로 여전히 노점에서 싼 가격으로 불법 복제본을 구입하고 있다. 미국 소프트웨어 저작권 보호단체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PC에 깔린 소프트웨어 중 78%가 해적판이었다. 이는 2005년 86%에 비해 감소한 것이지만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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