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부 개입의지 공식 선언/경제부처 수뇌부 5인회동 의미

◎직·간접지원 망라 신용질서회복 역점/기아사태 해결책 미흡… 효과 미지수개입불가 원칙을 고수, 금융시장 혼란을 증폭시켰던 정부가 뒤늦게 팔을 걷고 나섰다. 강경식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을 비롯한 경제부처 수뇌부 5인의 24일 회동은 결국 「정부가 직접 나서겠다」는 공식 선언에 다름아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포함됐다』는 재경원 관계자의 말처럼 이번 5자회동의 결론은 상당히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핵심은 역시 『정부가 신용불안 및 금융시장 혼란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강력히 전달한데 있다. 그러나 기아사태 해결을 위한 직접적인 처방에 대해서는 여전히 뚜렷한 방안을 제시하지 않아 이번 조치로 시장의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금융기관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을 통한 신용질서 회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선 정부는 논란을 거듭했던 한국은행 특융에 대해 제일은행의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전제로 마침내 실시를 결정했다. 금리를 다소 높게 책정하고 제일은행에 대해 은행권 최초로 「경영개선권고」조치를 내린 것은 특혜시비를 다소나마 줄이자는 의도로 이해된다. 이에 따라 제일은행은 임직원 대량 감축, 본점매각 등 특단의 자구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게 됐다. 부실채권 정리기금을 확대한 것은 은행권의 경영개선에 발목을 잡고 있는 부실채권을 조기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기아협력업체 지원에 대해서는 연5%의 저금리로 지원되는 총액한도대출을 적극 활용, 7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진성어음 1백% 할인이라는 업계의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융창구 경색이 여전한 상황에서 정부측의 조치가 업계를 만족시키고 실효를 거둘지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손동영 기자> ◎5인회동 스케치/3시간 넘는 난상토론끝 결론 도출/강 부총리­김수석 별실서 미리만나 “눈길”/강 부총리 22일 중서 대책마련 지시로 성사 ○…24일 하오 7시 서울 강남 포스코빌딩내 일식당에서 열린 경제팀 회동에서는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에서 마련한 「금융시장 안정및 대외신인도 제고대책」이란 자료를 놓고 난상토론. 3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회동에는 강경식 경제부총리와 김인호 경제수석, 이경식 한은총재, 임창렬 통산부장관, 이수휴 은행감독원장, 최연종 한은부총재, 강만수 재경원차관, 윤실장 등 8명이 참석. 이날 회동에 앞서 가장 먼저 도착한 김수석과 강부총리는 별실에서 단둘이 30분이상 얘기를 나눠 눈길. 강부총리와 김수석의 단독회동이후 하오 7시께부터 시작한 이날 회동은 밤 10시5분께 끝나 강부총리 등은 돌아가고 김수석, 강차관, 윤실장 등 3명이 남아 10여분간 구체적인 사항을 정리. 한편 이경식 한은총재는 이날 회동에 불쾌한 얼굴로 40여분 늦은 7시40분께 왔다가 결국 회의에 끝까지 동참하지 못한 채 9시30분께 먼저 귀가. ○…회의가 끝난후 결과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참석자들은 「노코멘트」로 일관. 이날 회동에서 강부총리와 김수석은 제일은행에 대한 한은특융지원에 대해 탐탁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한은 측에서 강력히 얘기해 실시쪽으로 결론을 내렸다는 후문. 강부총리와 김수석은 한은특융보다는 국채발행을 통한 제일은행의 특별증자와 성업공사의 부실채권정리기금을 통해 금융시장 불안심리를 해소하고 대외신인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 한편 이날 강부총리와 강재경원차관, 윤실장 등은 여의도 기술신용보증기금 부총리 집무실에서 현안을 논의한 후 각자 따로 회동장소로 이동하는 등 회동장소에 대해 극도로 보안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이날 회동은 중국을 방문중인 강부총리가 지난 22일 금융시장안정대책을 최대한 빨리 마련토록 재경원에 지시함에 따라 이루어졌다는 후문. 재경원은 강부총리가 귀국하는 24일 한은과 대책내용을 최종조율한뒤 25일 경제장관회의를 거쳐 발표키로 일정을 잡고 지난 22일 밤 참석대상자들에게 이날 회동계획을 통보. 강부총리는 지난 22일 중국 현지에서 금융시장 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보고를 받고 이대로는 안되겠다며 서둘러 대책을 마련토록 지시했다는 후문.<최창환·이기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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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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