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자산을 시장상황에 따라 주식과 채권, 부동산, 실물자산 등의 투자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자산배분펀드가 이 달 내 출시된다. 기존 펀드는 주식 등 한 자산 안에서만 투자비중을 조절할 수 있었지만 자산배분펀드가 나오면 여러 자산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신규 투자 수요 발굴 차원에서 자산운용회사들의 자산배분펀드 출시를 허용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금감원은 세부기준 마련에 착수해 이 달 내 완료할 예정이다. 허용 대상은 주식형과 주식혼합형, 채권혼합형 등 증권펀드와 혼합자산펀드다.
자산배분펀드란 두 가지 이상의 자산에 투자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비율 조정형)하거나 고정(비율 고정형)해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른바 ‘스윙펀드’로 꼽히는 비율 조정형의 경우 주식과 채권, 부동산, 특별자산 등 2개 투자처에 보유자산을 25%에서 75%까지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기존 증권펀드는 주식이나 채권 등 한 자산을 최소 50~60% 이상 담아야 한다. 혼합자산펀드는 투자대상 자산 운용에 대한 제한이 없었다. 비율 고정형은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특별자산 등을 33%에서 50%까지 배분해 투자할 수 있다. 그간 금감원은 투자 위험이 높다고 판단, 투자자 보호차원에서 자산배분펀드의 출시를 허용치 않았다.
다만 금감원은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비율 조정형에 한해 1개 자산운용회사의 출시 상품을 3개 이하로 제한했다. 또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각 펀드의 특징을 투자설명서에 상세히 기재토록 했다.
이처럼 금융감독원이 새로운 펀드 상품 출시를 허용하는 등 상품 다양화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펀드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자금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품을 다양화해 펀드 시장으로 자금을 끌어들이겠다는 포석이 담겨있다.
실제로 지난 6월 말 기준 주가연계증권(ELS) 잔액은 39조원으로 지난 2009년(17조1,0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펀드 수탁고는 2009년 333조6,000억원에서 올 6월 말 314조4,000억원으로 되레 줄었다.
금감원 측 관계자는 “세부 기준 마련에 착수해 이르면 이 달 중순이나 9월 초 자산운용회사의 첫 상품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업계의 건의를 적극 수용해 다양한 상품들이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