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타지 않는 벽지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손연수(孫蓮秀) 박사팀은 최근 공신개발㈜과 함께 비닐벽지가 불에 타지 않도록 막아주는 방염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孫박사팀은 벽지가 물을 빨아들이는 것을 억제해 벽지의 모양과 성질을 처음 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사이즈제(방수제)도 함께 개발했다.
방염비닐벽지는 벽지의 비닐과 종이 부분에 방염제를 바른 뒤 약 220~250℃의 높은 온도로 30~90초 동안 가열해 방염제를 코팅하기 때문에 내열성이 우수한 방염제가 필수적이다.
孫박사팀이 개발한 방염제는 고온의 코팅 과정에서 열에 의한 변질이 적고 외국제품보다 내열성이 우수한 점이 특징이다. 가격도 수입품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방염제를 벽지에 입히면 불에 잘 타지 않을 뿐 아니라 불에 타더라도 불길을 제거하면 더 이상 타지 않아 대형화재를 막아준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방염제를 이용해 무림제지와 대우벽지㈜에서 방염비닐벽지를 시험생산하는데 성공했으며, 한국소방검정공사에서 성능 합격 판정도 받았다.
孫박사는 『외국의 소방법은 특수장소에서는 반드시 화재예방 물품을 사용하도록 돼 있으나 국내에서는 그동안 방염제가 개발되지 않아 권장사항으로만 머물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방염제를 이용하면 노래방, 음식점, 호텔 등에서 화재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방염제 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방염비닐벽지는 전량 수입했다.【김상연 기자】
KIST연구팀이 방염비닐벽지(오른쪽)와 일반 비닐벽지에 동시에 불을 붙여 연소실험을 하고 있다. 방염비닐벽지는 잘 타지 않는 반면 일반 비닐벽지는 불꽃이 닿자 활활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