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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가 전국으로 빠르게 퍼지자 외식·커피·베이커리 업계가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7일 외식·커피·베이커리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최근 각 매장 로비에 손세정제를 추가 배치했다. 고객들이 자유롭게 손 소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기존에는 화장실과 키친·그릴 구역에만 갖췄었다. 또 출근 시간에 매장 직원들의 체온을 잰 뒤 발열 등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각 퇴근 조치하고 있다. 롯데리아도 '직원이 근무 중 고열이 발생하거나 기침을 하는 등 감기 증상이 있을 때 하루 휴무하도록 지시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4일 전국 직영 및 가맹점에 전달하고 시행 중이다.
빕스·뚜레쥬르·투썸플레이스 등을 운영 중인 CJ푸드빌은 그룹 지침에 따라 상황실을 설치·운영하며 만약에 사태에 대비 중이다. 특히 고객들과 자주 접촉할 수 있다는 사업상 특성상 손세정제를 매장 내 배치하고 행동관리 가이드를 나눠주는 등 개인위생 관리도 강화했다. 직원이 발열 등 이상증세를 보일 때에는 조직장은 물론 인사팀에 즉시 알리도록 보고체계도 갖췄다.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등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최근 매장 근무 직원을 대상으로 △업무 시작 전 손 세척 △손 소독 관리 강화 △원료 및 제품의 보관기준 준수 등 위생관리 강화 지침을 전달했다. 또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이 손 소독을 할 수 있도록 전 점포에 손세정제를 비치하도록 지시했다.
한식 뷔페 '올반'과 수제 맥주 전문점 '데블스 도어' 등을 운영하는 신세계푸드는 고객 위생 관리를 강화해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는 사례다. 각 매장 직원들이 방문하는 고객마다 입구 앞에서 직접 손세정제를 뿌려주고 있다. 이외에도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각 매장에 직원 위생 지침을 전달하고 온도측정기 구비도 완료했다. 자체 화장실을 가진 매장에 대해서는 손세정제를 배치토록 했으며 출퇴근 때 마스크 착용도 권장 중이다.
이처럼 외식·커피·베이커리 업계가 선제대응에 발 빠르게 나서는 이유는 메르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고객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식당이나 백화점을 찾기 꺼리는 고객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등 매출 급감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자체적으로 비상 체제를 구축하는 등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매장 직원들에 대해 아직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지시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앞으로 메르스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경우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토록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서 2003년 중국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파문 때 겪은 경험에 따라 1차 대처방안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메르스 감염자 확산 속도에 따라 2·3차 대응안도 마련해 내놓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