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위기대응 능력에 대한 신뢰가 중요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재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또다시 극심한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4일 코스피지수는 오전 한때 100포인트 넘게 폭락해 프로그램 매도가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환율은 장중 한때 1,200원을 넘어서는 등 위기감이 고조됐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진정되는 모습을 보여 종가는 63.46포인트 떨어진 1,706.19포인트로 마감했고 원ㆍ달러 환율은 15원90전 오른 1,194원을 기록했다. 외부충격에 취약한 국내 금융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된 하루였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국가부도 위험수준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226bp로 치솟았다는 점이다. 연휴 전보다 7bp 높은 수준으로 지난 2009년 5월의 227bp 이후 2년5개월 만에 최고치다. 산업은행 등 국내 주요 7개 은행의 CDS 프리미엄 평균도 258bp로 한달 만에 무려 100bp 이상 폭등했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국외에서 채권을 발행할 때 높은 금리를 물어야 하는 등 추가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의미다. 우리 경제에 대한 국제금융시장의 신인도가 낮다는 것을 뜻한다. 현재로서는 그리스 재정위기가 순조롭게 해결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궁극적 해결책인 자구노력 방안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정부는 강도 높은 긴축조치에도 올해와 내년도 적자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오는 13일로 예정된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 회동에서 그리스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이 성사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리스 디폴트는 이제 시간문제라는 극단론까지 나오고 있다. 그리스 사태가 해결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유로존 재정위기는 한두 가지 임시처방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유럽 재정위기발 글로벌 금융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특히 국내금융시장에 들어와 있던 유럽계 자금의 추가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환율 및 주식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대응능력을 키워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외화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 위기대응 능력에 대한 신뢰감을 쌓는 일이다. 아울러 주식투자자를 비롯한 경제주체들도 근거 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히지 말고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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