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금난 골프장 '매각러시'

자금난 골프장 '매각러시' 남강·동서울등 8곳 매물 나와 모기업의 경영악화 및 회원모집 미달사태 등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골프장이 잇따라 팔리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관악CC(36홀)가 모기업인 대농의 법정관리 이후 매각대상에 포함돼 사실상 지난달 17일 신안종합건설로 소유권이 넘어간 데 이어 일동레이크GC(18홀)와 남강CC(27홀) 등도 매각절차를 밟고 있다. 특히 일동레이크GC를 운영 해 온 SK그룹은 지난해 12월말께 국내 식품회사로 상장사인 N사와 가계약을 체결한 뒤 실사작업을 벌이는 등 계약조건을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있어 매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매각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약 1,200억원 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모기업인 동신철강을 통한 차입금 때문에 자금난을 겪고 있는 충북 충주시에 있는 남강CC도 최근 토목 전문시공업체인 S사와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들 골프장말고도 동서울CC(18홀)를 비롯해 창원(18홀), 중문(18홀), 천안상록(18홀), 뉴서울(36홀), 대영루미나(27홀), 경기CC(18홀) 등 7개소가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 이들 골프장은 상당기간 마땅한 원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으나 매각을 위해 지속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골프장들이 매물로 나온 것은 국내 경기침체와 기업의 구조조정 여파가 골프장업계로 번졌기 때문이다. 남강CC와 동서울, 창원CC 등은 모기업의 자금난으로, 경기CC와 대영루미나CC 등은 회원모집 미달사태로 초기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해 자금난을 겪으면서 시장에 나왔고, 중문CC와 천안상록, 뉴서울CC 등은 공기업 매각 방침에 따라 매물로 나온 케이스다. 그러나 SK그룹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경기도 포천의 일동레이크GC의 경우 모기업 경영상태와는 전혀 무관하게 골프장 매각이 추진되고 있어 갖가지 억측이 나돌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위장 계열사'라는 판정을 받아 그룹의 이미지 쇄신 차원에서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는 것과, 지난 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전에 유럽금융권에서 유치한 외자를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설(說)이 그것이다. SK그룹은 지난 90년 초께 당시 성산개발㈜이 경기도로부터 사업허가를 받아 건설 중이던 일동레이크GC가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되자 이 골프장의 법인 정회원권 231구좌(구좌당 3억~3억6,000만원)를 전량 인수하면서 골프장 사업에 뛰어 든 바 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수도권에 인접한 일부 골프장들에 대해서는 여러 업체가 눈독을 들이고 있으나 구조조정 와중에 골프장을 사들인다는 비난을 우려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이들은 "그러나 최근 건설교통부가 신규 골프장건설 부지의 입지조건을 대폭 제한함에 따라 골프장사업에 뛰어들고 싶어하는 업체로서는 현재 매물로 나와 있거나 공사중단 상태의 골프장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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