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남재준 "장성택 숙청은 이권 갈등 탓"

北 내년 초 도발 우려 높아 … 4차 핵실험 언제든 가능

국정원 국내 예산 대폭 삭감

대북·해외 파트에 더 쓰기로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23일 장성택이 권력투쟁이 아닌 북한 내 이권 사업에 개입돼 숙청됐으며 북한이 내년 초 대남 도발을 일으킬 우려가 높다고 경고했다.

남 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 출석해 장성택 숙청 배경과 관련, "권력 투쟁 과정에서의 숙청이 아니고 이권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비화된 사건"이라 밝혔다고 정보위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과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남 원장은 "장성택이 이권에 개입해 타 기관의 불만이 고조됐고 이와 관련한 비리가 김정은에게 보고돼 장성택에 대한 불신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당 행정부 산하 54부를 중심으로 알짜 사업의 이권에 개입했는데 주로 이는 석탄에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장성택은 지난 11월 중순 구금 조치됐고 같은 달 하순에는 측근인 리용하와 장수길이 공개 처형됐다.

남 원장은 최근 북한 동향과 관련, "북한은 숙청 후속 조치로 장성택과 연계된 기관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고 장성택의 해외 거주 측근들에 대한 귀국 조치를 하는 등 장성택의 흔적 지우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정세에 대해 "외견상 김정은의 권력 장악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권력 난맥상과 민심 이반이 심화하면 내부 분열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가 지난 17일 김정일 2주기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과 관련, "김경희의 동향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장성택 숙청 이후 건강은 이상 없으나 공개 활동은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남 원장은 북한이 내년 초 도발할 가능성이 높고 4차 핵실험 또한 언제든 가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남 원장은 "북한이 1~3월 도발 가능성이 농후하며 이는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며 "그 근거는 서북 5도 부대의 병력 증강, 훈련 강도의 강화 등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남 원장은 또 북한이 언제든 4차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지만 아직 실험 단계에 착수하지 않았다고 정보위에 보고했다.

세간에 떠도는 장성택 최측근 망명설 및 리설주와 장성택과의 염문설에 대해서는 "낭설이며 확인해줄 수 없다는 수준이 아니라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부 언론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무책임한 보도를 계속하는 데 대해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여야는 내년도 국가정보원 예산 가운데 2차장 산하인 국내 파트 예산을 대폭 삭감하기로 합의했다고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이 전했다. 대신 국정원 예산 총액은 유지해주고 삭감된 국내 파트 예산은 대북 정보(3차장)와 해외 산업스파이(1차장) 문제를 다루는 항목에 쓰도록 했다.

정 의원은 "총액은 그대로 두되 2차장 소관 국내정치 개입 의혹과 논란이 있는 예산은 대폭 삭감했다"면서 "이를 첨단장비 구입이나 대북정보 활동, 산업스파이 잡는 예산 쪽으로 대폭 이동시켰다"고 말했다.

정보위는 이날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국정원 개혁특위에서 국정원법이 개정돼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경우 예산안 조정, 의혹과 논란이 예상된 정책을 시행할 때 철저한 기획 완비, 재탈북과 이중 탈북 등을 방지하기 위해 2015년부터 관련 예산 증액 등을 부대조건으로 달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