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리뷰] '솔트' 여전사 졸리의 진화된 액션


에블린 솔트(안젤리나 졸리)는 악명 높은 북한 군인들에게 붙잡혀 모진 고문을 받고도 살아 남은 일급 CIA 요원이다. CIA 지국에서 내근을 하며 거미 전문 곤충학자인 남편과 평온하게 살아가던 솔트는 어느 날 갑자기 전향하겠다며 자수를 해 온 중년의 러시아 스파이의 취조에 나섰다가 솔트 자신이 어릴 적 구 소련에서 파견한 이중간첩이라는 누명을 쓰게 된다. 러시아 망명자는 솔트가 어릴 적부터 미국인처럼 훈련 받고 미국으로 보내진 러시아 스파이라며 폭탄 제조와 백병전이 주특기인 그녀가 곧 러시아 대통령 암살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한다. CIA 동료들은 러시아 망명자의 주장에 솔트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솔트는 해명 대신 조직의 포위망을 피해 도주를 택한다. 솔트는 과연 미국과 러시아를 오가는 이중첩자인가, 억울한 함정에 빠진 CIA 요원인가. 카리스마 넘치는 '액션의 여왕' 안젤리나 졸리가 돌아왔다. 영화 '툼레이더'로 시작해,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원티드'까지 액션 영화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아성을 구축해 온 그가 '솔트'를 통해 한층 진화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졸리는 12층 높이 건물의 난간 위를 맨발로 걷고 매달리는가 하면 도로 위를 달리는 대형 컨테이너 트럭 위로 몸을 날리고 초고속의 오토바이를 낚아 채 도로 위를 질주한다. 고공의 엘리베이터 통로를 파쿠르로 이동하는 등 졸리가 펼치는 숨 쉴 틈 없는 짜릿한 육탄 액션은 관객들의 심장을 요동치게 한다. 1999년작 '본콜렉터'에서 졸리와 호흡을 맞췄던 필립 노이스 감독과 작가 커트 위머는 냉전 시대 당시 미국을 떠돌았던 가설인 '데이-X'설에서 영화의 모티브를 가져왔다. 냉전 시대 고도로 훈련된 러시아 스파이들이 가짜 미국 시민으로 위장해 수십 년 뒤 미국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가설은 극 초중반까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지만 지나친 '팍스 아메리카나'의 웅변은 헛웃음을 부른다. 원래 주인공에 내정된 배우는 탐 크루즈였고 주인공 이름도 에드윈 솔트였다. 졸리가 솔트 역을 맡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제작진은 캐릭터와 스토리를 졸리에 맞게 수정했다. 평소 "본드걸 보다는 본드가 되고 싶다"고 주장해 왔던 졸리가 '본드' 시리즈와 '본' 시리즈를 넘어서는 새로운 첩보 액션물 시리즈의 히어로가 될 수 있을 지는 관객들의 호불호에 의해 결정된다. 29일 개봉.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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