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투신 연일 매수 … 시장 버팀목 역할

올 들어 기관 전체 1조 매도 속 2800억 사들여

금융·유틸리티주 품에 안고 지수 상승 견인

강세장 이끌려면 펀드 자금 추가 유입 필요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서 투신권이 증시의 중요 수급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박스권 하단이 되면 자금이 유입되고 박스권 상단이 되면 대규모 환매가 발생하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 패턴이 지난해 말부터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긍정적인 펀드 플로에 힘입어 투신권의 매수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아직까지 투신의 역할은 '하방을 다져주는' 수준으로 '투신 주도의 강세장'이 연출되기 위해서는 펀드 유입 자금 규모가 지금보다 더 커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스피지수는 13일 전 거래일보다 10.38포인트(0.54%) 오른 1,948.92포인트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953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기관과 개인이 각각 668억원, 22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특히 투신은 이날 기관 전체 매수금액보다 많은 694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투신은 지난해 11월부터 국내 주식형펀드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증권사 중심의 금융투자가 1조3,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고 기관 전체 합계 매매 금액도 9,300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꾸준히 순매수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투신은 올해 들어 2,800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투신의 매수세가 이어지며 지수의 하방을 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신의 매매는 결국 펀드 자금 유출입에 달려 있는데 국내 주식형펀드로 지난해 11월부터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2009년부터 이어진 펀드 자금 이탈이 일단락되면서 투신의 매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04~2005년 펀드 자금 유입 초기 국면에 나타났던 정기예금 자금 이탈 현상이 최근 재연되고 있고 가계자금을 한동안 묶어놨던 부동산 침체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어 투신의 수급 전망이 밝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수년간 반복된 펀드 자금의 박스권 플레이(박스권 저점 유입 고점 환매)도 지난해 말부터 바뀌고 있다. 코스피 1,900포인트대에서 저가매수 자금이 유입됐다가 2,000선 부근에서 대규모 차익실현성 환매가 일어나는 현상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과 12월 국내 주식형펀드는 코스피 2,000선 부근에서도 자금이 유입됐고 이달 들어서도 순유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환매 지수대가 올라가고 있어 당분간 자금 유출 가능성이 낮은데다 지난해 말 펀드유입 자금 대비 투신권의 매수 규모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매도 압력이 크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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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는 지난해 11월 4개월 만에 순유입(804억원)으로 전환했고 12월 5,646억원, 1월(9일 현재) 2,640억원의 돈이 들어왔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5조9,260억원이 빠져나간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연간 펀드 자금이 순유입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다만 투신 중심의 강세장이 이어지려면 좀 더 많은 자금이 펀드로 들어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금의 펀드 자금 및 투신 매수 규모는 하방을 방어하는 수준일 뿐 강력한 상승장의 방아쇠가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조 연구원은 "투신 중심 장세는 개인 투자심리에 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아직까지 개인은 장기 박스권에 대한 트라우마와 대외경기 우려 등으로 위축돼 있다"며 "일단 지수가 2,000선에 안착한 뒤 그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겨야 개인이 움직이고 그래야 펀드 자금과 투신 매수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도 "과거 5년간 펀드에서 빠져나갔던 자금이 최근 3개월간 다시 들어오면서 수급 주체로서 투신의 중요성이 커지는 변곡점인 것은 분명하다"며 "정량적으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펀드에 들어오는 돈의 규모가 지금보다는 좀 더 커지고 지수가 박스권 상단인 2,050포인트를 넘어서야 투신 중심의 상승장이 가시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투신은 연초 후 올해 이익개선이 기대되는 KB금융(474억5,000만원)과 신한지주(344억500만원), 우리금융(205억6,700만원), 하나금융지주(204억7,300만원) 등 금융주를 주로 사들였다.

요금인상 효과 및 흑자전환이 기대되는 KT(339억1,700만원), 한국가스공사(154억5,600만원) 등 유틸리티주도 투신 장바구니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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