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기업은행 지분매각 또 연기

경영권 프리미엄 뺀 15% 일괄매각 대신 분할 가능성

정부의 기업은행 지분 매각 작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지난 2006년부터 매각을 추진하다가 답보상태에 머물렀던 작업이 다시 물꼬를 트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최근 블록딜(대량매각)을 추진하려다가 실패했다는 소문이 나돌자 "블록딜 추진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기업은행 주가가 주당 2만원을 넘어서자 지분 매각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았다. 정부는 현재 보유 중인 기업은행 지분 65.1% 가운데 경영권 프리미엄이 있는 50.1%를 제외한 15%를 팔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15% 전량을 일괄 매각하는 것은 물량부담 등에 따라 어려운 만큼 쪼개서 대량 매각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가격 조건만 맞으면 지분 일부를 연내 팔 것"이라면서 "외국계 2곳과 국내 증권 2곳 등을 매각 주관사로 해서 투자자의 수요조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선 지분 8.4%를 팔 계획이고 현재 투자수요조사 등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각주관사는 삼성증권ㆍ한국투자증권ㆍJP모간ㆍBofA메릴린치 등 4곳이다. 그는 논란이 일었던 블록딜 실패 소문도 투자수요조사 과정에서 발생한 해프닝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기업은행이 21일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들에게 보낸 메일에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일부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파는 계획이 담겨 있었다. 매각 주관사들도 장 마감 후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수요조사도 진행하면서 이를 곧바로 블록딜을 시행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아서 투자자들이 얼마 정도에 인수를 할지 등을 조사해 본 것일 뿐"이라면서 "블록딜을 시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수요조사에서 파는 쪽과 사는 쪽의 조건만 맞는다면 매각작업이 곧바로 성사됐을 수도 있는 만큼 정부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제시한 가격조건과 시장이 사고 싶은 가격 조건이 달라 성사되지 않은 게 맞다"면서 "결론은 시장은 정부가 요구하는 가격보다 더 낮게 사려고 한다는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역으로 정부가 더 낮은 가격의 조건만 내세우면 블록딜 성사도 머지않았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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