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소프트 파워 코리아를 향해] 한국기업의 경영혁신 한계

"하면 된다"만 외치고 창조보다 모방 급급 이익률 되레 뒷걸음


한국기업들은 그동안 ▦‘하면 된다’ 식의 목표 지향 ▦구성원의 정신무장 ▦조직에 대한 과도한 충성 ▦모방을 통한 효율성 확보 등의 한국형 경영방식으로 기적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경영환경이 바뀌고 있는 이상 품질개선이나 원가절감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미리 창조해내는 활동으로 전환해야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형 경영혁신의 특징과 한계=한국기업 경영혁신의 특징 중 하나는 변화관리나 조직문화 혁신이 중심이 된다는 점이다. 구성원들의 정신무장이나 변화 분위기 조성을 경영혁신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생각할 정도. 또 조직에 변화 분위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사람은 CEO가 유일하기 때문에 경영혁신에서 CEO가 중심이 된다. 또 다른 특징은 ‘하면 된다’ 식의 목표달성을 혁신의 방법론보다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이는 후발기업으로서 선진기업을 빨리 따라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나타난 관행이다. 이 때문에 요즘도 국내기업은 사업계획 수립시 목표를 과도하게 잡는다. 운영효율성 확보나 원가절감 등 기존의 것을 개선하는 활동 역시 주요 특징이다. 이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보다는 선진기업의 제품과 생산방식을 모방해 엇비슷하게 실행하는 것이다. 여기에 기업 오너를 대신해 감옥에 갈 정도로 조직원의 과도한 충성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특징은 글로벌 기업을 모방하고 앞만 보고 달려왔던 과정의 부산물이다. 이제는 한국기업들도 산업성숙기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산업 간 경계가 무너져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제품의 범용화와 공급과잉 현상은 우리 기업들도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계속 하락해 2%대로 떨어질 정도로 한국형 경영방식은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높다. ◇창조적 혁신에 나서야=결국 국내기업들도 과거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시장 변화의 흐름을 읽고 창조적 혁신에 나서야 할 때라는 의견에 대부분 동의한다. 전문가들은 창조적 혁신에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우선 성과에 대한 압력 수준이 적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성원을 너무 압박해서도 안되고 너무 풀어줘서도 안된다는 얘기다. 혁신은 아이디어와 실행이 동시에 결합돼야 하는데 아이디어와 실행은 압력에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압력이 적절한 수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창조적 경영혁신에 성공하려는 기업들은 이 최적 포인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경영학자들은 말한다. 또 창조적 혁신은 서로 다른 영역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상이한 영역의 논리나 메커니즘이 유추에 의해 오랫동안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막막했던 방향에 대해 길을 제시해주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경제학ㆍ정치학ㆍ인류학ㆍ심리학 등 다양한 영역의 지식들이 현대 경영학에 영향을 준 것과 같은 이치다. 또 우연에 의해 의도하지 않은 혁신적 제품들이 나타나는 사례도 서로 다른 영역의 경계에서 창조적 혁신이 일어난다는 증거다. 화이자의 비아그라, HP의 잉크젯 프린터, 페니실린 등이 모두 우연한 발견을 통해 사업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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