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돈많은 은행·종금은 대출 “기피”/신금·할금 등은 어음유통 확대

◎중기 부도 도미노 우려/한보사태 이후 자금조달 “별따기”/최근 이틀새 35사 부도돈이 풍부한 은행과 종금사들은 대출을 꺼리고 돈이 부족한 할부금융사, 파이낸스 등은 자금마련을 위해 어음을 마구잡이로 돌리고 있어 중소기업들이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부도도미노가 우려되고 있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철강 건설 금속업종을 중심으로 부도설이 난무하면서 은행과 종금사들이 대출 및 어음할인을 꺼리고 있고 중소업체의 자금줄이었던 신용금고 파이낸스 할부금융 등은 자금사정 악화로 어음을 돌리고 있다. 자금시장은 최근 은행지준이 잉여상태를 보이면서 종금사간 1일물 콜금리가 11%대에서 움직이는등 표면적으로는 자금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할부금융사, 금고, 파이낸스사 등 소규모 금융기관들은 자금사정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이나 은행계열이 아닌 할부금융사, 파이낸스사들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금융기관들은 종금사 등 대형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차입해왔으나 이번 한보부도 영향으로 종금사들이 여신규모를 줄이고 시장금리보다 0.5%포인트 가량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금융기관들은 섣불리 여신을 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으며 부실방지 및 자금확보를 위해 보유어음을 속속 돌리고 있다. 이들 금융기관의 위축으로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곳은 중소기업들이다. 중소기업들은 그동안 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왔으나 한보부도 이후 돈을 구경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명동 등 사채시장도 자취를 감춰버렸다. 매출액 1천2백억원규모의 국내 3대 문구업체중 하나인 마이크로 코리아가 흑자도산한 것도 한보사태로 자금시장에 불안을 느낀 채권자들이 어음을 일시에 풀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컴퓨터 소프트웨어업체인 (주)한국아이피씨가 부도난 것을 비롯, 이날 하루 모두 15개업체가 부도처리됐고 1일에는 한국아이피씨 제휴회사인 멀티그램과 한세메디칼등 20여개 기업이 쓰러졌다. 또 지난달 27일에는 대구의 중견섬유업체인 삼풍직물이 문을 닫는등 중소기업의 연쇄부도사태가 속출하고 있다.<이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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