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상한 PC 통신료/이재권 산업1부(기자의 눈)

요금을 평균 10.5% 내리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정보통신부가 지난 23일 발표한 PC통신요금 인하방안은 헷갈리기 짝이 없다.수치상으로는 인하효과가 없는게 아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오히려 요금이 비싸지는 부분도 명백하게 존재한다. 헷갈리는 대목은 인하되는 경우와 인상되는 경우가 섞여 있는데 이를 「인하조치」라고 말하는 정통부의 설명법이다. 이번 PC통신 요금조정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한 번 접속해서 30분 이하로 사용할 경우다. 한 예를 들어 PC통신에 접속해서 4분18초∼4분37초 사이의 「19초」동안에 끝낼 경우에는 분명히 새요금으로 38원40전이 싸진다. 그러나 4분38초∼8분35초까지의 무려 「4분」동안은 새 요금으로 오히려 3원20전이 비싸진다. 다시 말해 매우 짧은 순간에는 큰 폭의 인하효과가 있지만 그보다 훨씬 긴 시간대에서는 비록 적지만 인상결과를 낳는 기형적 구조가 이번 조정안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25일 기자실에 찾아와 30분 이하 사용할 경우 적은 폭이나마 인상결과가 생긴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짧은 순간, 큰 폭의 인하가 인상분을 상쇄하고 남으므로 결과적으로 내린 것 아니냐』는 이론을 제시했다. 「올렸다」는 비판이 억울하다는 그의 주장에 일리가 없는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통부식의 이론은 일반국민을 상대로 한 「정책」으로서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용자가 PC통신을 여러차례 사용할 경우 평균적, 확률상 인하효과가 있다는 설명은 일종의 「수학」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아주 운이 없어 매번 인상결과를 낳는 시간대에서 PC통신 접속을 끊은 이용자에게는 종전보다 수백원, 수천원 늘어난 요금이 찍힌 고지서가 날라온다. 이런 경우가 엄연히 존재할텐데 과연 「평균적으로 인하된 것」이라는 정통부의 설명에 납득할 이용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정책은 단순하고, 예외가 없을수록 타당하고 합목적적이다. 1백만명을 넘어가는 PC통신 인구를 상대로 한 요금정책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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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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