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DJ 진'으로 깜짝 변신한 진 금감원장

사내 방송 마이크 잡고 직원 격려

"우산뺏지마라·구조조정 상충 아냐"

속마음 편지에 담아서 보내기도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디스크자키(DJ) 진'으로 깜짝 변신했다. 최근 금융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기소침해진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관련기사



25일 오전8시50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내 모든 스피커에서 진 원장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는 "여러분과 더 가까이 이야기하고 싶어 이렇게 마이크를 잡았지만 사실 많이 떨린다"고 운을 뗐다. "며칠 후면 민족의 대명절인 한가위인데 며느리는 시댁, 사위는 처가와 본가 사이 눈치 보느라, 미혼 직원들은 언제 결혼할 거냐는 집안 어른의 독촉에 모두 걱정이 많을 것 같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진 원장은 가수 이적과 국민MC 유재석이 부른 '말하는 대로'를 선곡했다고 밝히고는 "방송인 유재석씨가 긴 무명시절 힘들고 고달팠던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내 사람들의 가슴에 와 닿은 것처럼 우리 금감원도 당장의 어려움이나 시련을 헤치고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이어 "오늘의 판돌이 이만 물러납니다. 평안한 고향길 되시길 기대합니다"라며 방송을 마무리했다. 진 원장의 깜짝 방송은 지난 22일 미국 방문 직전에 녹화한 것이다.

진 원장은 24일에는 전 직원 앞으로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최근 감독당국의 행보와 관련한 세간의 지적에 대한 속내를 가감 없이 담았다. '은행에 비 올 때 우산 빼앗지 마라고 하면서 한계기업은 솎아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라는 금융당국의 행보가 서로 상충된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그는 "혹자는 이를 두고 정책의 일관성 부재라는 시각으로 바라보지만 우리 모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는 금융감독이라는 고도의 종합예술에 담긴 복합성의 한 단면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진 원장은 "우리가 혁신과 개혁의 밑그림은 어느 정도 그리고 있지만 결실을 위해서는 마무리가 중요하다"며 "여러분의 관심과 노력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편지를 맺었다.


조민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