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서울경제 TV SEN] 중고·대체 부품으로 차 수리비·보험료 낮춘다


<앵커멘트>

지난 해 자동차보험 수리비용 5조원 중 절반인 2조3,000억원이 부품비용이었습니다. 2012년 2조원 가량에서 1년 만에 3,000억원 늘어난 것인데요. 이렇게 자동차 부품이 ‘보험금 먹는 하마’가 된 데는 완성차 제작사가 공급하는 ‘순정부품’ 위주의 독과점 시장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정훈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부품인 ‘등속조인트’를 교체하기 위해 정비소에 맡겨진 1997년식 쏘나타3입니다. ‘등속조인트’는 자동차가 방향을 전환할 때 고무부분이 접혔다 펴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찢어지거나 마모될 수 있는 소모품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고무부분 마모된 등속조인트를 새 부품으로 교체할 경우 부품가격만 18만원이 듭니다. 하지만 재생부품을 사용하면 4만원밖에 들지 않습니다. 이처럼 저렴한 가격은 재생부품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순정부품과 똑같은 제품이지만 완성차업체의 홀로그램만 없는 비순정부품으로 수리하더라도 12만원이면 충분합니다.


이렇게 자동차부품은 완성차업체가 자동차부품 업체에 주문해 생산, 공급하는 ‘순정부품’과, 부품업체가 독자적으로 유통하는 ‘대체부품’, 이미 사용한 부품을 세척과 보수 과정을 거쳐 공급하는 ‘재생부품’으로 구분됩니다. 가격 차이는 큽니다. 통상 순정부품의 가격이 재생부품의 3배, 비순정부품 보다도 2배나 비쌉니다. 순정부품 가격이 이렇게 비싼데도 국내 자동차 수리시장에서 순정부품 사용비율은 보험금 지급기준으로 98%에 달합니다. 완성차 제작사가 자동차 부품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가운데 순정부품만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국내 운전자들에게 깊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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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백경민 /자동차 정비업체 사장)

“재생부품 같은 경우에는 이미 고장이 난 부품을 기본 뼈대는 그대로 쓰면서 그 안에 부수적인 부품들은 새 것으로 교체를 한 것입니다. 품질에 대해서는 새것과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경기도에 위치한 국내 최대 자동차자원순환센터입니다. 지난 2일 문을 연 이곳에서는 6개 라인에서 하루 최대 100대 가까이 폐차하면서 재활용이 가능한 부품들을 골라냅니다. 모아진 부품들은 세척과 보수과정을 거친 뒤 일반에 판매됩니다. 엔진 같은 중요 부품은 성능시험을 거치고 안전과 직결된 제동장치 등은 재활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그동안 국내 중고부품의 생산과 유통은 영세한 폐차장 위주로 이뤄져 품질 보증이 어려웠지만 이곳에서는 품질 보증 뿐 아니라 자체 시스템으로 모든 부품의 이력도 공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박정호 자동차자원순환센터 대표이사)

“중고부품에 대한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서 저희는 QR코드 부품관리표를 통해서 품질에 대한 보증을 해주고 있고요. 또 하나가 주요부품에 대해서는 성능까지 테스트한 결과지를 소비자가 볼 수 있도록…”

순정부품 독점시장은 자동차보험금 과다 청구로 이어지고 이는 고스란히 자동차보험료 인상으로 운전자의 부담이 됩니다. 보험개발원은 품질을 인정받은 대체·재생부품의 활용 비중을 20%만 높여도 1,000억원 규모의 보험금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정부도 ‘순정부품’ 독점에 따른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자동차 관리법을 개정, 내년 1월부터 대체부품 성능 및 품질인증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입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의 대체부품 사용 비중은 무려 32%에 달합니다. 보험업계는 대체부품 인증제 도입과 운전자들의 인식 전환을 통해 자동차 정비시장에서의 낭비 요소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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