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증시는 국내외의 뚜렷한 상승모멘텀 부족으로 쉬어가는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의 순매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조정 양상 끝에 700선을 가까스로 지켰다. 하지만 최근 매수 강도가 눈에 띄게 약화된 외국인의 투자패턴을 감안하면 이번 주에 700선 유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일부 중ㆍ소형주의 반기 실적발표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현지시간 12일) 이외에는 시장을 자극할만한 긍정적인 재료를 찾기 어렵다는 것도 부담이다. 4개월동안 쉼 없이 상승한 지수가 조정을 받을 때가 됐다는 공감대도 커지고 있다. 여기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으며, 기술적 지표상의 데드크로스(5일 이동평균선이 2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하는 것) 가능성도 조정 분위기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는 주가지수가 소폭 등락을 거듭하며 하향 횡보할 것으로 예상, 대형주보다 조정 장세에서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수익률을 냈던 중ㆍ소형 우량주에 관심을 둘 것을 주문했다.
◇데드크로스 전망속 690선 심리적 저항선=지난 6일 지수가 20일선 밑으로 떨어진 데다 5일선마저 하락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주초에 데드크로스가 유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다. 지수 조정에 대한 첫번째 버팀목으로 전문가들은 40일 이동평균선이 있는 690선이 심리적인 저항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8월 들어 외국인들이 다른 아시아 신흥시장과 달리 국내 증시에서 아직 본격적인 매도를 보이지 않고 있어, 큰 폭의 지수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등 해외 증시가 조정국면을 맞고 있는데다 국내 시장에서도 지수를 끌고 갈 마땅한 투자 주체가 없다는 점을 들어 조정폭이 깊어지면서 60일선이 있는 지수 670선 초반대 까지 밀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린스펀`의 입을 보라=최근 미국 증시는 채권 값 급락(채권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으로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12일 열리는 FOMC에서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채권시장 안정을 위한 특별한 언급을 한다면, 미국 증시가 새로운 상승계기를 얻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8월 첫주의 미국 채권형 펀드 자금순유출 규모가 지난 94년 이후 최대수준을 기록했다”며 “연방공개시장 위원회에서 추가 금리인하를 발표할 가능성은 적지만, 채권 매입을 포함한 적극적인 금융시장 안정책이 제시될 가능성은 크다”고 설명했다. 증시 반등의 걸림돌 가운데 하나였던 채권시장 불안요인이 사라지면, 미국 증시가 다시 활기를 띨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적 발표 앞둔 중소형주에 관심=지난 주말 국내 증시에서는 대형주 약세 속 중ㆍ소형주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이는 조정 장세를 의식하며 투자자의 관심이 대형주보다는 중ㆍ소형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12월 결산법인의 반기보고서 제출 마감일인 15일을 앞두고 있어 그동안 발표를 미룬 중소형 기업의 실적이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코리아써키트ㆍ현대미포조선ㆍ자화전자ㆍ두산중공업ㆍ삼성엔지니어링 등은 전문가들이 실적호전 예상 기업으로 꼽는 종목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를 앞 둔 개별 종목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 종목의 실적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주 중반 소매판매와 산업생산ㆍ소비자신뢰지수 등의 경제지표 발표와 어플라이드머티리얼(12일), 월마트(13일), 델컴퓨터(14일)의 실적 발표가 시장의 관심사로 부각될 전망이다.
◇코스닥 시장, 조정 흐름 예상=코스닥시장은 지난주말 미국 나스닥 시장이 8.15포인트(0.4%) 하락한데다, 시장에 특별한 재료가 없어 조정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과 인터넷 업종 등 주도주 반등 여부도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지수가 46~47선을 지지선으로 하락을 막아내겠지만, 50선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성낙규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코스닥시장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급등에 따른 가격 메리트 약화가 3ㆍ4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을 압도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직전 고점에 머물러 있는 반도체ㆍLCD 업종 대표주의 추가 상승 여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병문기자 hb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