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을 받는 고령층이 같은 돈을 직접 버는 고령층에 비해 씀씀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의 소비 둔화에 따른 장기 경기 침체를 막는 데 주택연금이 효과가 있다는 해석이다.
고재헌 주택금융공사 연구위원은 23일 부산시 문현동 국제금융센터에서 주택금융공사와 주거복지포럼, 주택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주거복지를 위한 주택금융의 역할과 과제'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주제발표를 했다. 고 연구위원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주택연금 수요 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주택연금 월 지급금에 대한 한계소비성향(추가 소득 가운데 소비하는 금액의 비율)은 0.8로 근로·사업소득 0.68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주택연금 가입으로 소득이 100만원 증가할 경우 소비는 80만원 증가하는 반면 근로소득이 100만원 증가할 경우 소비는 68만원 증가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층의 근로·사업소득은 불확실성이 큰 반면 주택연금 가입자는 평생 매달 받는 연금을 안정적인 소득으로 인식해 소비성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고 연구위원은 "고령층의 소비 감소로 인한 내수 부진이 장기 경기 침체 요인으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고령층 소비를 진작시키는 주요 대안으로 주택연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또 다른 주제발표자로 나선 박천규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금융 시장의 안정성 유지와 가계 부채 구조 개선을 위해 거주목적형, 임대목적형, 선임차·후구입형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담보대출 상품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구매력이 떨어지는 서민 가구를 위해 비거치식 원(리)금 상환의 고정금리 상품을 확대하고 유한책임대출(비소구대출)을 도입해 서민 가구의 안정성과 지불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