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도전과 성공]

「세계의 발을 정복한다」인천 남동공단에 자리잡은 양말생산업체인 ㈜인따르시아 공장내벽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다. 인따르시아의 전신인 원창물산은 95년까지만 해도 외국 유명회사에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양말을 수출하는 그저그런 회사에 불과했다. 이 회사를 스웨덴, 일본, 말레이시아, 미국, 중국 등 세계 각국에 자기상표로 수출하는 회사로 성장시킨 주인공은 바로 김현제(金賢濟)회장이다. 83년 부친이 경영하던 회사를 물려받은 金회장은 당장「좋은 일은 우리가 하고 수익은 바이어가 올리는」 OEM생산구조부터 바꾸는 일에 착수했다. 이탈리아어로 「섬세하다」는 뜻의 「인따르시아」를 브랜드로 선택한 金회장은 주변의 반대를 뿌리치고 대대적인 광고공세를 폈다. 외국 유명브랜드 업체에서 국내생산권과 판권을 유리한 조건으로 넘기겠다는 제의를 해왔지만 이마저 뿌리쳤다. 대대적인 설비교체로 품질도 한단계 올렸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95년 첫 출시된 인따르시아 양말에 대해 소비자들은 철저히 외면했다. 고가전략으로 인해 다른 제품보다 비싼데다 브랜드인지도도 낮은 탓이었다. 전문대리점 모집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백화점에서도 『양말하나 믿고 어떻게 자리를 내주냐』며 매장임대를 거부하기 일쑤였다.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최신 제조기계도 말썽을 일으켰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원사를 제대로 가공하지 못한 것. 이 때문에 金회장은 수차례 이탈리아를 방문하며 가슴을 졸여야 했다. 소비자들이 굳게 닫았던 마음이 열린것은 이듬해인 96년부터. 유통망 확보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던 金회장은 우연히 현대백화점 압구정점과 무역센터점에서 제품품평회를 할 기회를 잡았다. 품평회는 대히트를 기록했다. 5월1일부터 8일동안 하루평균 800만원어치가 팔렸다. 때마침 매장을 순회하던 백화점 바이어들의 눈에 띄어 백화점에 입점하는 기회도 얻었다. 매출이 상승곡선을 그리자 대리점희망자도 늘어났다. IMF한파로 매출이 추락했지만 「자기브랜드양말을 수출하는 업체」라는 점을 알리며 정면대응해 위기를 넘겼다. 업계최초로 벤처기업 확인서도 받았다. 기존의 밋밋한 양말과는 다른 「패션 입체양말, 향기를 내는 양말」을 개발하는 등 인따르시아가 보유한 의장등록만 80건에 달하고 있다. 현재 인따르시아는 230개에 달하는 전문매장과 국내 백화점 70%에 입점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최대 유통사인 월마트 입점이 결정돼 매출증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金회장은 새로운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6년간 연구개발해 온 액상원적외선 방사체 바이오제품이 상용화에 들어간 것. 이 회사가 개발한 액상바이오에서 방출되는 원적외선은 물체에 흡수되면 활성화에너지로 변하는데 이미 일본에서는 전 산업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액상바이오는 35도에서 원적외선이 방사돼 말초혈관의 운동기능을 강화한다는게 金회장의 설명이다. 때문에 속옷제품으로 활용할 경우 혈류속도 및 혈류량을 증가시키게 된다. 이 제품에 대해서는 이미 발명특허2건과 실용신안1건을 등록한 상태다. 인따르시아는 먼저 액상바이오를 적용한 양말을 내달 출시하고 내년부터는 이를 활용, 여성용 속옷시장까지 장악한다는 전략이다. 응용분야도 무궁무진, 생물·동물사육과 환경오염 방지, 벽지나 장판 등 각종 건자재용 등의 제품개발에 돌입했다. 지난해 자본금 10억원에 11억원의 순이익을 실현한 인따르시아는 올해부터 액상바이오를 활용한 신제품 개발로 또다른 신화에 도전하고 있다. (032)501-7000 인따르시아 어떤회사 =국내에 패션양말 돌풍을 일으키며 급성장하고 있는 양말전문업체. 인따르시아는 60여종의 자연향기를 추출, 향기나는 양말을 시판하며 주목을 받았다. 올해 300억원 매출에 50억원의 순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상용화에 들어간 액상바이오사업이 활성화되면 매출액이 훨씬 더 늘어날 전망.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관투자가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으나 金회장은 신중을 기하고 있다. 내년께 코스닥 등록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맹호기자MHJEONG@SED.CO.KR 입력시간 2000/04/16 19:20

관련기사



정맹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