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대우증권(006800)을 '독보적 PB(Private Banker) 하우스'로 변화시켜 리테일 부문을 정상화하겠습니다."
홍성국(사진) KDB대우증권 신임 사장은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PB 경쟁력 강화를 통한 리테일 사업 정상화로 다른 사업 부문들과의 균형을 맞춰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사장은 "독보적 PB 하우스란 '국내 최고 수준의 모든 자산관리 분야 전문가'라는 뜻"이라며 "전 직원이 쉴 새 없이 공부해 경쟁력 있는 PB가 되고 조직은 이를 적극 뒷받침해 'PB=대우증권'이라는 인식을 심겠다"고 설명했다. 홍 사장은 이어 "현재 국내에 PB 명함을 갖고 다니는 사람이 56만명인데 1등부터 1,000등까지를 대우증권 PB 914명이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대우증권은 이를 위해 최근 '독보적 PB 하우스 추진단'을 구성해 상품·서비스 개발, 사업 부문 간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또 신입 PB들에 대한 교육기간을 기존의 6주에서 6개월 이상으로 획기적으로 늘려 '똑똑한 PB'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홍 사장은 "취임 후 한 달여 만에 임직원들과 20여차례 만나면서 독보적 PB 하우스의 가치를 전파하고 공유하고 있다"며 "기존 PB들의 경우 희망을 갖고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진정성을 갖고 다가가고 있으며 다행히 자발적으로 변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전통이 오랜 회사이다 보니 임직원들의 애사심이 어느 회사보다 강하다"고 전했다.
획기적인 역발상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불황 극복을 위해 대부분 리테일 부문을 축소해왔기 때문이다. 리테일 부문 직원을 내보내고 지점을 줄이는 것이 증권업 구조조정의 대명사가 된 지 오래다. 홍 사장은 이를 정면으로 뒤엎는 발상의 전환을 택했다. "증권업을 '사람장사'라고 말하지만 사람에 대한 투자를 제대로 한 증권사는 아직까지 한 곳도 없다. 10년을 내다보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려면 증권업 본질의 한 축인 리테일이 반드시 정상화돼야 한다. 리테일 부문을 축소하기보다 돈을 더 많이 벌어 '고비용 저효율' 딱지를 떼도록 하겠다."
논리적으로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를 실제로 현업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수익성 측면에서 리테일 부문은 대표적인 고비용 저효율 조직이다. 대우증권도 전체 인력의 60%가 리테일 부문에 속해 있지만 지난해 400억원가량 적자를 냈다. 지난해 전체 수익에서 리테일이 차지하는 비중도 34%로 2년 전에 비해 20%포인트 가까이 줄었다.
홍 사장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대우증권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증권사들은 투자은행(IB)·기관세일·프라임브로커리지 등 비리테일 부문이 약하기 때문에 리테일을 축소해야 생존할 수 있지만 대우증권은 이런 부문들이 이미 국내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전사적인 지원으로 리테일을 육성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홍 사장은 "올 1·4분기 자산관리(WM) 부문의 실적을 확인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홍 사장은 IB 사업 부문은 최근 조직을 기업금융 부문과 투자금융 부문 등으로 정비했으며 앞으로 중견·강소기업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할 방침이다. 또 금융상품 세일즈 분야는 아시아 1등 도약을 위해 해외자산 등 기초자산 다양화를 통한 하이브리드(원자재·지수 등 혼합) 신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해외사업 부문은 현재 보유한 IB, 트레이딩 하우스의 경쟁력을 활용해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항공기 금융을 포함해 대체투자·자산운용 등에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홍 사장은 최근 금융위원회가 올해 안에 대우증권을 매각하겠다고 밝혀 관심사로 떠오른 매각 이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팔리는 입장이라 할 말이 없다"면서 "매각을 의식하기보다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