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거래가 시작되는 LG필립스LCD의 주가에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비교대상인 세계적인 LCD업체들의 주가가 최근 큰 폭으로 떨어진데다 지난 19~20일 청약에서 기관이 대거 실권함에 따라 개인들이 예상보다 많은 물량을 배정받아 거래시작과 동시에 대거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종목은 오는 9월 이후 KOSPI200종목에 편입될 것이 확실해 인덱스펀드 등 기관의 매수세 유입이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청약에 참여한 개인들은 상장 후 주가가 단기하락하더라도 한 템포 늦춰 파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공모가 이하 추락가능성=
LG필립스LCD의 악재는 ▦단기 수급 불안 ▦LCD업종 경기하강 및 비교업체들의 주가하락 등 크게 2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19~20일 실시된 청약에서 전체 공모물량 864만주 중 518만4,000주가 기관들에 배정됐다. 그러나 마감결과 기관들은 배정된 물량의 약 70%인 363만주를 실권했고 이에 따라 개인에게 배정될 물량은 애초의 172만8,000주(전체 공모물량의 20%)에서 536만4,000여주로 3배 이상 많아졌다. 자금력이 약한 개인들이 이처럼 많은 물량을 배정받음에 따라 주식을 곧바로 시장에 던질 가능성이 높다.
LCD업종의 경기하강도 부담이다. 22일 아시안월스트리저널(AWSJ)은 LG필립스LCD에 대해 LCD 가격하락으로 주가 부진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ㆍ타이완ㆍ중국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체들의 신규 공장 설립을 위한 대규모 투자는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감을 키워왔고 이에 따라 LG필립스LCD의 경쟁업체들의 주가는 일본 샤프가 지난 13주간 12% 하락, 타이완의 AU 옵트로닉스가 같은 기간 35% 떨어지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비교대상업체들의 주가와 청약결과 등을 놓고 볼 때 LG필립스LCD의 주가는 단기적으로 3만~3만5,000원 사이에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9월 중 KOSPI편입 확정적=
LG필립스LCD는 오는 9월10일께 KOSPI200 편입이 확실시된다. 거래소의 특례요건에 따르면 상장 후 30일 동안 평균시가총액이 시장전체 총액의 1%를 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할 경우 KOSPI200에 편입한다.
LG필립스LCD는 이 같은 요건을 충족할 것이 확실해 상장 30일 이후 첫 선물옵션결제일 다음날인 오는 9월10일 KOSPI200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인덱스펀드 등 기관의 매수세 유입이 기대된다. 특히 대주주의 지분율(90% 이상)을 감안할 때 유통물량이 적어 수급에 따른 주가상승도 가능하다.
또 다른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LCD업종은 순환주기상 내년에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공모투자자들은 중장기적으로 주식을 보유하거나 기관 매수세가 유입될 9월 이후로 매도시점을 늦추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