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선박 69척 설계기술 통째로 中 유출 기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업체 직원이 선박 69척의 설계기술을 통째로 중국에 빼돌리려다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설계기술이 중국에 고스란히 넘어갈 경우 국내 조선업체는 장기적으로 수조원대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산된다. 13일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김현호 부장검사)는 지난해 2월 초 국내 빅3 조선업체인 대우조선의 기술기획팀장으로 근무하던 엄모(53)씨를 컨테이너선ㆍ원유운반선 등 선박 69척의 제조기술을 자신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해 빼돌린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대우조선에서 회사의 기밀에 해당하는 중요 기술 관련 자료를 관리했던 엄씨는 지난해 3월 퇴사한 뒤 10개월 만에 경쟁 회사의 부사장으로 입사하기도 했다. 엄씨가 빼돌린 자료는 15만장 분량의 선박 설계도면으로 이로 인한 피해 추정액만 1,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체의 한 관계자는 “컨테이너선 등은 중국이 설계기술을 입수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선종”이라며 “기술이 유출되면 장기적으로 국내 중형 선박업체들의 수주에 큰 문제가 생겨 수조원대의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엄씨가 입사한 업체가 최근 중국 칭다오에 조선소 건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국내 기술의 중국 유출 여부를 캐고 있으며 중국에 체류 중인 업체 대표의 행방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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