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일부 시중銀 교통카드 강제삽입 빈축

일부 시중은행들이 신용카드를 발급하면서 교통카드를 억지로 삽입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신교통카드 시스템 상에서 지갑 속 제1카드의 위상을 차지하려는 은행 측의 상술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보문고-KB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18일 국민은행 지점을 찾은 직장인 김 모(31)씨는 교통카드 칩을 빼달라고 카드 발급 담당 직원에게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교통카드가 삽입된 다른 신용카드를 지갑 속에 넣고 다니는 김씨로서는 새로 발급받는 카드가 되레 불편함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빼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다. 지난해 7월부터 바뀐 신교통카드 시스템은 출발지 및 도착지 정보 기록 문제로인해 단말기와 일정 거리 내에 2장의 카드가 있으면 결제를 거부한다. 지갑 속에서 이용되는 교통카드가 되는 순간, 다른 카드를 지갑 속에서 뽑아내는 구축효과(crowding-out effect)가 생기는 셈이다. 국민은행 창구 직원은 "순수 국민은행 신용카드는 고객이 교통카드 삽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지만 교보문고-KB카드 등 제휴카드는 제휴사와 계약 내용에 이미 교통카드가 삽입돼 있어 교통카드만 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 직원은 또한 "교통카드를 빼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신용카드 뒷면의 교통카드칩 부분을 칼로 긁으면 교통카드 기능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역시 자사의 신용카드를 지갑 속 제1카드로 만들기 위해 교통카드를 강제로 삽입하는 얌체 상술을 구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자사의 고유 신용카드엔 교통카드 삽입 여부를 묻지만 6개 제휴카드엔 교통카드를 무조건 삽입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제휴카드를 중심으로 교통카드 삽입 여부를 묻지 않는 기존관행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 하반기부터 시스템을 개선할 지 문제를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은행과 삼성카드 등 여타 금융사들은 고객에게 교통카드 삽입 여부를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교통카드 삽입을 거부했다가 은행측으로 거절당한 적이 있는 다른 고객은 "입만열면 '고객'을 외치는 은행들이 고객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제휴사와의 계약 때문에 교통카드 칩을 빼줄 수 없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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