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가격제한폭이 ±30%로 확대된 후 일부 상장지수펀드(ETF)의 주가가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TIGER나스닥바이오' ETF는 16~17일 이틀간 유가증권시장에서 52.88%의 등락폭을 보였다. 이 ETF의 주가는 지난 16일 4,775원(29.99%) 급등한 뒤 17일 바로 4,715원(22.77%) 급락하면서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TIGER유동자금' ETF도 15일 29.97% 급등한 뒤 16일 23.05%나 급락했다.
이처럼 주가 변동성이 극심하게 나타난 것은 장 마감 직전 동시호가 시간대(개장 5분 후, 장 마감 10분 전)에 투자자가 시장가격으로 매매주문을 했다가 상한가에 체결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ETF 등 저유동성 종목 관리를 위한 유동성공급자(LP)들은 장이 열린 동안 매수 및 매도 호가를 다양하게 제시하지만 장 마감 10분 전에는 투자자들의 주문체결에 따른 헤징(위험회피)을 할 여유를 준다는 취지로 호가 관리를 하지 않는다. 이때 어떤 투자자가 ETF 매수주문을 시장가격으로 제시했을 때 제시된 매도 호가가 상한가만 있다면 상한가에 거래가 체결되면서 주가도 상한가로 직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기존 ETF에 투자했던 이들은 주가급등 직후 매도하면 이익을 실현할 수 있지만 상한가에 매수한 투자자들은 주가급락으로 하루 만에 22% 이상의 평가손실을 입게 됐다. 특히 펀드가 급등락을 오갔던 ETF를 편입했을 경우에는 투자 비중에 따라 수익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같은 자산운용사의 ETF가 이틀간 잇따라 롤러코스터 주가를 보임에 따라 LP들의 호가 관리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시호가 시간대에는 LP가 호가를 관리하지 않는다는 맹점을 이용한 것이지만 이 시간대에도 LP의 관리가 있었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을 완벽히 막을 수는 없더라도 발생 횟수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도 ETF 주가가 급등 및 급락한 사례가 있었지만 가격제한폭이 커지면서 주문 실수에 따른 손실폭도 커질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LP들이 호가를 관리할 수 있는 오전9시5분부터 오후2시50분 사이에 주문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권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투자자 교육을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