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목민관이 부르는 희망예찬


"국가를 경영하는 자는 모자람을 근심하지 않고 고르지 않음을 근심한다(논어)." '논어'는 공정하고 공평한 행정에 대한 고전이다. 공자는 여기서 균등한 분배가 국가 경영의 핵심이라고 했다. 즉 모든 백성이 소외됨 없이 더불어 살아가는 것, 공동체의 행복한 삶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주민 모두가 복지혜택을 받고 집집마다 웃음이 피어난다면 '고르지 않음'을 근심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곁에는 가족과 사회의 보살핌이 닿지 않는 이웃이 존재한다. 각종 모금운동을 통한 따뜻한 손길이 전해지기는 하지만 모든 이웃을 아우르기는 부족하다. 민ㆍ관 모두가 아무리 애써도 틈새는 있기 마련이다. 지난 서울시 '복지사각지대 일제조사'에서 약 2만3,000여명의 소외된 이웃이 발견됐다. 노인ㆍ장애인ㆍ가출청소년들이 창고나 컨테이너, 공원에서 살아간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직도 어딘가에 방치된 이웃이 더 있으리라는 걱정이 앞섰다. 이후 서울시는 위기계층을 구석구석 발굴ㆍ지원하기 위해 자치구, 시민과 함께 '3중 그물망'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위기계층을 위한 안전망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성동구도 홀로 사는 어르신께 식사와 밑반찬을 배달하고 노인 및 장애인 시설의 소방안전점검도 마쳤다. 필자는 여기에 주민들도 모두가 함께 잘 사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힘을 보태주시기를 조심스레 바란다. 연말연시, 흥청망청하는 송년회 대신 이웃을 위한 나눔으로 한 해를 마무리 하는 것은 어떨까. 틈새의 바람이 더욱 매서운 법이다. 복지사각지대의 틈을 메우기 위해서는 공공 부문의 힘만으로 부족하다. 자원봉사자ㆍ종교단체ㆍ기업 등 민간사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얼마 전 구청 앞 광장에서 성탄 트리 점등식이 있었다. 빛은 어느 곳에도 차별 없이 균등하게 내리비춘다. 그야말로 '고름〔均〕'의 의미를 제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따뜻한 희망의 빛이 오는 2012년에도 항상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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