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변혁기 공기업] "사람줄이기 더이상은 안돼"

[변혁기 공기업] "사람줄이기 더이상은 안돼"『더 이상은 못참겠다』 공기업의 인력은 줄어드는 반면 사업은 확장되면서 신규 인력을 요구하는 공기업들이 늘고 있다. 공기업들 중 일부가 더 이상의 인력 동결은 사업의 운영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설비의 안전적 관리도 어려워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 특히 올 하반기 감축 목표인 9,000명의 절반인 4,500명을 줄여야하는 한국통신은 당초의 인력감축을 전면 철회할 것을 기획예산처에 요구, 올 인력 감축 성공 여부의 최대 변수로 부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예산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올해에는 계획된 인력감축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박종구(朴鍾九) 공공관리단장은 『우선은 계획된대로 올해까지 인력감축목표를 달성하겠다』며 『신규수요가 필요하다면 감축 목표를 달성한 후에 여건의 변화를 감안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양측의 대립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력감축 계획 수립시부터 획일적으로 25%의 인력감축을 단행한다고 한 것부터가 잘못이다』며 『각 산업의 특징과 기업과 경제 상황 등에 맞게 유연하게 인력감축을 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원혁(林源赫)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기업이 너무 확장지향적으로 나가는 것도 문제지만 정부처럼 획일적으로 축소지향적으로 나가는 것도 문제』라면서 『공기업이 새 사업에 진출하려고 할 때 이를 정부에 입증, 그것이 가능하면 꼭 제동을 걸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예산처에 목매는 공기업 공기업들은 경기가 확장되고 정부의 장기발전 계획에 따라 새로 설비를 늘려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해서 제대로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올해까지 3년간의 인력동결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것. 이에 따라 일부 공기업들은 「비공식적」으로 예산처에게 신규 인력 확보를 집요하게 요구,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자원공사, 한국전력, 석유공사 등이 올해에 각각 134명, 100명, 12명 등이 신규인원을 확보했다. 이 기업들은 앞으로도 인력이 더 필요해 예산처로부터 추가 인력확보를 요구할 계획이다. 이들 외에도 한국통신, 가스공사 등이 많은 공기업들이 신규인력확보를 호소하고 있다. 공기업의 처장급이나 그 이상의 고위 관계자들이 예산처를 방문, 신규인력을 확보해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처 관계자는 『공기업들의 인력확보 요구는 일상적인 일이다』며 『상황이 어렵다고 기업들이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내년에 신규인력 확충 불가피 예산처는 당초 계획대로 올해 인력감축 목표를 달성하고 나서 공기업의 상황을 고려, 신규인력 확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문제는 올해 당장 감축 목표를 이뤄도 추가 신규인력 확보가 불가피해 진정한 의미의 인력감축을 달성했냐는 점이다. 아직 어느 공기업의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신규사업 확장으로 인한 공기업의 인력 확충은 어쩔 수 없는 대세라는게 공기업의 입장이다. 예산처도 이같은 공기업의 상황을 알고 있지만 올해 목표 달성을 위해 실시를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공기업의 인력부족 상황을 예산처가 모르는 것은 아니다』며 『올해 감축 목표를 달성하면 인력을 늘려주려는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진정한 의미의 인력감축은 과연 내년에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인지 정부와 공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전용호기자CHAMGIL@SED.CO.KR 입력시간 2000/08/08 22:05 ◀ 이전화면

관련기사



전용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