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행위없이 합의만으로도 위법/자진신고자 면책 등 사전예방에 힘써일반적으로 카르텔 또는 기업연합으로 불리는 공동행위는 기업간의 경쟁으로 발생하는 불이익을 제거하여 시장지배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간의 협약으로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므로 세계 주요 각국에서는 독점금지법 등에서 이를 강력히 규제하고 있다.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서는 「사업자는 계약·협정·결의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도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8개 유형 열거)를 할 것을 합의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여 공정거래위원회의 인가를 받지 아니한 공동행위는 법위반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부당한 공동행위는 기업간의 합의와 경쟁제한성을 구성요건으로 한다.
첫째, 부당한 공동행위가 성립하려면 공동행위의 실현을 위한 사업자간 공동의사 즉, 합의가 필요하다. 여기서 합의란 완전한 의사의 합치는 물론 의사의 합치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사업자간에 의사연락이 있으면 족한 것으로 본다. 말하자면 구체적인 실행행위 없이 합의만으로도 위법성이 인정된다.
또한 증거가 명백한 명시적 공동행위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증거가 없지만 실제로 경쟁을 제한하는 이른바 묵시적 공동행위까지 추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외형적으로 공동행위가 나타나는 경우, 사업자들은 의사의 합치가 없었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피하지 못한다.
둘째, 경쟁제한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수요 및 공급의 대체성을 감안하여 일정한 거래분야를 결정하되 시장점유율이나 시장분석 등을 통하여 실질적 경쟁제한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공정위는 최근 법개정을 통해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과징금 등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자진신고자에 대한 면책제도 도입을 통해 사전예방에도 노력함으로써 부당한 공동행위의 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부당한 공동행위의 경우 상당부분은 경쟁을 제한하는 법령이나 행정처분 또는 행정지도 등 각종 규제에 의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각종 법령에 의한 진입규제, 인허가나 물가안정 또는 산업정책 등의 목적으로 수행되는 행정지도에 의해 카르텔이나 담합이 성립·유지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에 대한 처벌이나 제재를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경쟁제한적 법령과 규제의 철폐를 위한 정부의 규제개혁작업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함으로써 공동행위가 구조적으로 어렵도록 경쟁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하다.<정재찬 공정위공동행위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