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서민생선 삼치 밥상서 사라지나

중국 어선 불법조업 등 영향… 국내 어획량 줄어 가격 급등<br>수입산에 자리 빼앗길 위기



최근 몇년 새 가격이 급등한 국산 고등어와 갈치의 자리를 대신하며 '서민 생선'으로 불려온 삼치가 식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상기온과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등으로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던 고등어와 갈치의 전례를 삼치도 따라가고 있는 탓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삼치 역시 서민들이 쉽게 먹을 수 없는 비싼 국산 생선 반열에 오르고 수입산에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삼치(상품ㆍ6㎏ 상자) 가격은 5만2,41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26% 급등했다. 삼치 가격은 최근 5년여간 3만원선에서 안정적인 가격대를 유지해왔으나 올여름 들어 가격이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고등어 등 국산 생선은 가격부담이 크고 일본산을 비롯한 수입 생선은 거부감이 큰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산 생선인 삼치를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롯데마트의 삼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6% 늘었고 이마트와 홈플러스에서도 각각 12.7%, 10.8%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요 증가세를 따라가기에는 삼치 어획량이 부족해 추가적인 가격상승 가능성이 클 것으로 유통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연간 삼치 어획량이 4만809톤(M/TㆍMetric ton)에 달했으나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지난해에는 3만3,377톤으로 줄어들었다.

롯데마트의 한 관계자는 "삼치의 경우 고등어 가격이 급등하자 반사효과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수요는 늘어나는 데 반해 올 들어 어획량은 오히려 줄고 있어 머지않은 시점에 가격폭등을 동반한 삼치대란이 점쳐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삼치 주요 조업지역 중 한 곳인 제주 인근 해역에서는 참치 조업시기가 되면 중국 쌍끌이 어선들의 불법조업이 성행해 어획량 감소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관련기사



이 관계자는 이어 "앞서 갈치도 2010년 9만톤에서 지난해 3만5,000톤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6,700톤까지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폭등했다"며 "고등어와 갈치ㆍ오징어에 이어 서민생선인 삼치마저 가격이 크게 오르면 국산 생선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도가 낮아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안현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