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올 하반기 중 부실채권(NPL)을 적극적으로 매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하나은행이 2,000억원(장부가)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한 데 이어 국민ㆍ우리ㆍ기업은행 등도 올 연말까지 각각 5,000억~8,000억원 규모의 NPL을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은행들이 NPL을 직접 매각하려는 것은 내년부터 국제회계기준(IFRS)이 시행되는 것에 대비해 올해부터 바젤2가 적용되는 과정에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NPL을 직접 매각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은행들은 지금까지 NPL을 매각할 때 자산유동화회사(SPC)를 이용하는 방법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IFRS는 ‘기초자산의 완전매각’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만 매각거래로 인정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부담을 떠안기 때문에 손익개선과 BIS비율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은행들로서는 SPC를 이용하기 보다는 NPL을 직접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바젤2 시행과 함께 BIS비율이 낮아지면서 은행들의 연체율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바젤2는 대출별로 리스크를 반영한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은 다른 경쟁 은행에 비해 BIS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BIS비율을 높이기 위해선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지만, 신용도가 낮아져 금리 수준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NPL매각이 자본 적정성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평가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중소기업과 가계대출 관련 부실채권을 우선적으로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늘리는 과정에서 위험가중자산도 덩달아 늘어 BIS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지고, 연체율은 높아지는 상황이다. 지난 3월말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에 비해 0.3%포인트 증가했다. NPL기초자산도 신용카드와 개인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다가 최근에는 중소기업 여신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또 SPC 청산과 2차 시장 매각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을 포함한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곳곳에 부실징후가 나타나고 있어 NPL을 매각할 시점을 놓고 고민 중”이라며 “올해 IFRSㆍ바젤2 도입 등을 앞두고 NPL을 팔겠다는 곳이 많아 NPL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