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새해 한국 경제 좌우할 5대 키워드

물가불안… 가계부채… 中企 자금난… 정치 불확실성… 글로벌 경기침체


2011년 우리 경제의 모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내우외환'이다. 밖으로는 유럽발 글로벌 재정위기의 파고에 휩쓸려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이 이탈했고 주가와 환율은 급등락을 반복했다. 안으로는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김정일 사망 등 북한 리스크에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등으로 일대 혼란을 겪었다. 소비ㆍ투자ㆍ수출이 둔화되면서 성장동력은 약화됐으며 물가는 치솟았다. 우리 경제의 시름은 새해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유로존이 해체의 기로에 선다. 유럽 정상들이 재정통합 등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남유럽 재정위기국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은 상존해 있다. 1ㆍ4분기에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만기가 몰려 있다는 점도 불안요인. 한국은행도 최근 보고서에서 "채무위기 해결을 위한 유로존 정상들의 합의와 유럽중앙은행(ECB) 유동성 공급 확대에도 회원국 사이의 정치적 갈등 등으로 위기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 경제의 성장동력인 미국과 중국도 심상치 않다. 미국은 9%에 달하는 실업률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고 중국은 부동산 버블 붕괴 및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긴축이 불가피하다. 중국의 경착륙 우려도 제기된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유로존과 미국ㆍ중국의 위기는 수출감소로 직결된다. ◇물가불안=2011년 정부의 물가정책은 사실상 실패했다. 정부와 한은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물가상승률을 물가안정목표범위(3%±1%) 상단인 4%로 막았다고 변명하지만 개편 전 통계로는 4.4%에 달한다. 물가상승을 막겠다며 온갖 수단을 동원해 기업들을 압박한 결과치고는 초라한 성적표다. 새해도 고물가는 서민들의 삶을 짓누를 가능성이 크다. 이란 핵문제 등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국제유가가 언제라도 치솟을 수 있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원화 값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새해 수요 측면의 압력이 완화돼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며 소비자를 달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 기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각종 서비스요금 인상 압력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부채=우리 경제의 고질적 뇌관이다. 2011년 가계부채 규모는 900조원을 넘어섰다. 고물가에 성장둔화로 새해에도 가계의 빚 상환능력은 악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명박 정부가 친기업정책의 근거로 내세운 이른바 '낙수효과'는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게 입증됐다. 지난 4년간 고환율 정책으로 대기업의 이익을 늘었지만 임금근로자의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소득이 늘지 않으니 빚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셋값 상승 등 물가불안이 새해에도 지속되면 서민들의 대출수요가 증가해 빚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 자금난=지난 10월 말 현재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1.83%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말의 1.7%보다 높아졌다. 돈을 벌어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 역시 늘고 있다. 정부가 상생을 내세우며 중소기업 보호에 나섰지만 전혀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돈 떼일 걱정에 다급해진 은행과 금융당국은 2012년 중소기업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총선(4월)과 대선(12월)이라는 빅이벤트로 정치권은 연중 어수선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은 가속화되고 국회도 사실상 문을 닫는다. 정치권이 서민들의 삶을 챙겨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