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의 사설] 미국, 감세정책에 좀더 신중해야

파이낸셜타임스 8월 16일자이른 감이 있긴 하지만 감세가 미 경제 회복기에 끼칠 위험에 대해 반드시 짚어봐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연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내년에 2.5%를 기록하고, 2003년에는 3.7%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실시된 감세와 금리인하 조치가 경기부양 효과를 발휘, 내년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5%까지 상승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이는 IMF가 예측한 것보다 빠른 회복세이다. 최근 급격히 하락한 기업의 순익과 투자 감소세를 볼 때 이 같은 빠른 상승세는 받아들이기 힘든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IMF도 미국의 기업신뢰도, 투자,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란 가정 하에 이 같은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 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지적하고 싶은 점은 미국 경제의 회복 시기가 아니라 경제회복을 10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친 부시 행정부의 감세정책과 연관해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시 정부가 최근 실시한 세금 환급은 아주 적절한 시기에 소비자의 구매력을 유지시키는 효과를 발휘했다. 그러나 2002년 혹은 2003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다시 정점에 올라섰을 경우 감세가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거품방지를 위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감세가 그 효과를 반감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공식적인 통계가 믿을 만 하다면 문제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1조3,500억달러에 달하는 감세는 2002에서 2011년까지 이뤄질 재정 흑자 규모인 5조6,000억달러에 비해 작기 때문이다. 그러나 IMF는 감세정책에 따른 추가 비용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금감면이 2011년에 끝나지 않고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세금 감면으로 인한 세수부족으로 임시 차입하는 돈에 대한 '이자'또한 숨겨진 비용이란 게 IMF의 지적이다. 이와 함께 재정흑자 규모에 대한 의문도 증가하고 있다. 정부의 재량지출(discretionary spending)은 올들어 6%가량 증가했다. 미 정부는 이를 줄이겠다고 공하지만 IMF는 회의적이다. 법인세와 자본소득세 감소로 세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정부 재정에 대한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10년이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지고 있는 미국의 감세정책은 두 가지 우려할 만한 점을 안고 있다. 첫번째는 경제회복 기간에 과도한 경기부양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두번째로는 재정적으로 이를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울한 소식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우려는 한낮 기우로 들릴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10년은 재정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상당히 긴 시간이다. 미 의회는 너무 늦기 전에 감세 프로그램을 어떻게 하면 더 유연하게 시행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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