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 김근태 원내대표의 16일 국회 정당대표 연설은 신당의 이념과 성격을 반영해 `개혁과 쇄신`에 초점을 맞췄다.
김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국민투표 결정에 대한 지지표명과 함께 야권의 공세를 정면 반박하고 조기 국정쇄신을 촉구했다. 김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후 국정쇄신` 입장에 대해 "당장 쇄신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재신임 이후로 미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건의하고 청와대 보좌진과 내각에 대해 책임을 물었다. 이날 김 대표는 경제문제와 관련해 개혁성이 더욱 두드러졌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 투기와의 전면전을 선언하며 다양한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했고 상속증여세 완전 포괄주의, 증권관련 집단 소송제 도입 등을 강조했다.
◇부동산 대책 = 김 대표는 한나라당 최병렬, 민주당 박상천 대표의 연설보다 훨씬 강도높은 부동산 대책을 촉구했다. 김 대표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면전을 선언해야 한다면서
▲1가구 다주택자의 경우 시가총액이 일정금액을 넘으면 강력한 누진세율을 적용해야 하고
▲투기지역에서는 한시적으로 자금출처도 조사하고 세무조사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동산 담보대출 비율 인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인상, 무주택자 우선분양, 150만호 공공임대주택 건설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1주택 소유자인 서민들의 불안감을 우려, “이 같은 부동산 대책은 1가구1주택자나 실수요자 들이 불이익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개혁과 관련해서는 상속ㆍ증여세 완전 포괄주의, 증권 집단소송제 등 개혁입법의 조속한 처리를 주장했다.
◇3 야당 비판 및 국민투표 찬성= 김 대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 야 3당간 공조를 `2003년판 제2의 3당야합`이라고 비판하는 등 이들 당과 차별화에 중점을 뒀다. 김 대표는 "뿌리도 다르고 말도 다른 세력이 만나 무엇을 하려는지 정말 궁금하다"며 "신 3당연합에 의해 의회독재가 탄생한다면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통합신당과 나머지 정당간 `개혁 대 반개혁` 대립구도를 만들려 했다.
◇정치개혁 = 구체적인 정치개혁 입법 방향으로 김 대표는 지구당 폐지, 중앙당 축소, 원내정책정당화, 상향식 공천 의무화, 지역감정 해소를 위한 1인2표의 정당명부식 권역별비례대표제 도입 등을 촉구했다.
특히 정치자금 문제에 대해 “국민들에게 스스로 밝히고 용서를 구하자”며 이를 위해 정치자금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자고 촉구했다.
◇정치권 반응 = 한나라당 박 진 대변인은 "위기상황에 대한 진단도, 처방도 모두 자의적이고 정략적이라서 놀라울 뿐"이라며 "갖은 궤변을 동원해 노 대통령의 재신임 책략에 덩달아 동조했을 뿐 최도술씨 사건 등 측근비리에 대통령 개입사실이 밝혀지면 어떻게 할 지 언급조차 않는 등 후안무치하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김성순 대변인은 "대통령 측근비리와 대선자금 비리에 대한 진상규명의지가 나타나지 않아 유감스럽다"며 "김 대표가 제시한 정책도 백화점식 나열에 불과할 뿐 국정전반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안의식기자, 구동본기자 miracl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