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나 홀로 가구가 4가구 중 1가구꼴(23.9%)로 늘어나면서 노후와 은퇴설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동시에 은행과 보험사ㆍ증권사 등 각 업권의 금융사들도 고객 니즈(needs)를 반영한 각종 상품과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 등은 일찌감치 퇴직연금연구소와 은퇴연구소를 열고 자료 수집과 연구, 상품ㆍ서비스 개발 등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중은행도 은퇴설계를 위한 연구소를 두거나 별도의 팀을 꾸리는 한편 연금식 이자 지급과 건강관리 서비스 등 은퇴 이후의 삶에 대비한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면서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2010년부터 수익을 매달 쪼개서 월급처럼 지급하는 월 지급식 상품을 선보이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월 지급식 펀드는 물론 월 지급식 해외 국채신탁, 월 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 월 지급식 선박펀드 등 목돈을 맡겨두고 매달 월급을 받듯 연금이나 분배금을 받는 금융상품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은퇴 이후 매달 연금을 제2의 월급처럼 지급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1~2인가구에 대한 개인 소액 보장, 본인 노후를 위한 연금ㆍ건강보험 등 자기 자신에 밀착된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상품이나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혼이나 사별 등 가족구성의 변화가 빈번해짐에 따라 맞춤형 및 포트폴리오 변화가 자유로운 금융상품이나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예컨대 부가 서비스 측면에서는 각종 생활 편의 제공이나 여행 및 사교 기회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1인가구나 노부부를 겨냥한 금융상품의 변화는 세제 혜택을 요구하는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100세 시대를 맞아 노후생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자녀의 대학 학자금 용도로 제한된 펀드에 대해 소득공제 등의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학자금펀드'의 도입, 근로자의 퇴직연금 추가납입에 대한 소득공제 확대 등 인센티브 부여 등을 요구하고 있다.
홍원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학자금펀드의 경우 조기은퇴를 우려하는 가구의 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고 노후생활 부담을 완화해 출산율 상승, 노후 소득 확보 등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근로소득이 발생하는 시점에서부터 사망시까지 생애 전기간에 걸쳐 유지할 수 있는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