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금융상품 고를때도 "이왕이면 다홍치마"

수익 0.01%라도 더… 수수료 더 싸게… <br>온라인 펀드, 오프라인보다 수수료 최대 0.5%P 저렴 <br> 개별종목 아닌 업종 투자땐 ETF 제격<br>年4%대 확정금리 제공하는 CMA도<br>수수료 면제 이벤트 등도 눈여겨봐야




재테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특히 요즘처럼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때 재테크는 자산을 '불리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자산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 된다. 시중 서점에는 재테크 관련 서적이 즐비하고 언론을 통해 여러 노하우들이 쏟아지고 있다. 여러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재테크의 가장 기본은 바로 '절약'이다. 더 벌기 전에 덜 쓰는 게 중요하다는 것. 재테크를 위해 각종 금융투자상품을 고를 때에도 '절약'은 충분히 미덕이 될 수 있다. 조금만 발품을 판다면 보다 수수료를 아낄 수 있고, 0.01%라도 더 수익이 좋은 상품을 고를 수 있다. 그러나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처럼 무조건 싸다고, 높은 수익을 제공한다고 좋거나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동가홍상(同價紅裳ㆍ같은 값이면 다홍 치마, 이왕이면 더 좋은 쪽을 택한다)'이라는 옛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싸다고 택하는 게 아니라 같은 조건일 때 더 나은 것을 고른다는 이 지혜를 금융투자상품 투자에 적용한다면 누구나 재테크의 달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한 푼 두 푼 차이로 목돈 마련의 날은 점점 더 가까워지는 법이다. 덤을 얻게 해주는 다홍색 금융투자상품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 같은 구조의 펀드지만 보수가 더 싼 온라인용 펀드나 절세혜택까지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은 충분히 다홍치마 군에 속하는 상품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주식 중개 수수료는 어디가 저렴한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수익률은 어디가 높은 지 등을 살펴보는 것도 투자자들의 다홍치마 빛깔을 더욱 곱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다홍치마 군에 속하는 금융투자상품을 간추려 본다. '다홍치마 금융상품' 어떤게 있나
수익도 내고 수수료도 저렴하는 '다홍치마 금융상품군'으로 분류할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는 온라인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이 꼽힌다. 증권사가 실시하는 이벤트에 참여하면 수수료를 안내고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도 있다. ◇온라인펀드, '운용은 똑같이, 보수는 저렴하게'= 평소 펀드투자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윤 모(29)씨. 그는 경제신문에 나오는 펀드 관련기사를 꼼꼼히 챙겨보고 펀드의 투자 대상이나 과거 수익률까지 살피고 난 뒤 투자를 결정한다. 지금까지는 점 찍어 둔 몇 가지 펀드들을 머리 속에 집어 넣고 거래하던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판매 직원과 상담한 뒤 최종 투자를 해왔지만 점점 펀드 투자에 자신감이 생기면서 조금 더 펀드투자 비용을 아껴볼 방법을 고민했다. 그가 생각해낸 대안은 온라인 펀드. 온라인펀드는 모(母)펀드와 함께 운용되는 하나의 갈래(클래스) 펀드로 운용방식은 똑같지만 판매 방법만 다르다. 투자자가 직접 투자 판단을 하고 가입까지 인터넷을 통해 마무리 짓는 구조로 액티브펀드의 경우 지점에서 판매하는 펀드보다 총 수수료가 0.2~0.5%포인트나 저렴하다. 실제로 KB자산운용이 만든 KB밸류포커스펀드의 경우 C클래스(후취형)는 판매보수 1.5%와 운용보수 0.715%, 기타보수 0.045%로 총 보수가 2.26%이지만 온라인용인 C-E클래스는 판매보수가 1.162%로 책정돼 총보수가 1.922%로 C클래스보다 0.338%포인트 저렴하다. 이처럼 저렴한 보수를 무기로 온라인펀드들이 그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4월 28일까지 국내주식형 온라인펀드 설정액은 1,074억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증시 상승세에 펀드 환매가 급증하며 전체 국내주식형펀드에서 3조1,492억원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모펀드와 운용방식을 같이하기 때문에 온라인펀드의 수익률은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 온라인 펀드의 최근 1년과 2년 누적 수익률은 각각 30.77%, 75.45%로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 29.23%, 70.15%보다 오히려 높다. 보수는 덜 주면서 더 좋은 성과를 낸 셈이다. 적극적으로 펀드 사냥에 나서는 투자자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증권사들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2009년 12월부터 '수수료 프리(Free)펀드'서비스를 도입해 판매수수료를 일절 받지 않고 있다. 4월 27일 현재 모두 109종의 펀드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시중의 어지간한 펀드들을 모두 판매수수료 없이 투자할 수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예를 들어'PCA 차이나 드래곤 A 주(환헤지형)' 펀드에 1,000만원을 가입할 경우 키움증권을 통해 투자하면 약 10만원의 판매수수료를 아낄 수 있게 된다"며 "장기투자를 고려하는 사람들이라면 수수료 차이의 효과가 더욱 커지는 만큼 온라인을 통한 가입을 고려할 만 하다"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 4월 14일 온라인 전용펀드 '유리 피가로 스마트 인덱스펀드'의 약관을 변경해 판매보수를 아예 없앤 결과 총보수가 0.06%까지 낮아졌다. 이 펀드는 국내 일반공모펀드 중 판매보수가 없는 최초의 펀드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온라인펀드 가입을 원하는 투자자는 우선 펀드를 매수할 증권사의 영업점이나 제휴은행에서 해당 증권사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이후 공인인증서를 발급받고 해당 계좌에 자금을 입금한 다음 홈페이지에서 펀드를 검색하고 매수를 신청하면 손쉽게 온라인펀드 투자를 할 수 있다. 다만 온라인펀드는 펀드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조언을 얻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펀드담당 연구원은 "온라인펀드는 투자자들이 펀드를 혼자 조사하고 가입까지 해야 하므로 투자 위험이 큰 편"이라며 "초보 투자자들은 온라인펀드 보다는 전문가의 상담을 받은 뒤 오프라인 상품에 가입하길 권한다"고 설명했다. ◇시장과 업종에 투자할 때는 ETF가 제격= 온라인펀드와 더불어 ETF도 대표적인 다홍치마 상품군에 속한다. 투자자가 우리나라 증권시장이나 특정 업종에 투자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저렴한 보수의 ETF 투자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ETF는 보수도 싸지만 개별주식을 사는 것보다 분산투자 효과로 위험을 줄이는 장점도 갖췄다. ETF는 펀드를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게 만든 상품이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지수를 따르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의 경우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코스피200 종목을 비율대로 매수하는 하나의 펀드다. 다만 일반펀드와 달리 펀드 자체를 주식으로 거래소에 상장,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게 해놨다. 4월 28일 현재 'KODEX 200'의 주당 가격은 2만9,360원. 투자자자들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3만원짜리 'KODEX 200'1주를 매수하면 자동으로 코스피 200종목을 한 번에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국내에 상장된 ETF는 모두 91개. 국내외 주요지수는 물론 반도체, 은행 등 업종과 채권,구리와 금, 콩 등 원자재까지 무궁무진한 투자 대상이 포진돼 있다. 특정 종목에 투자하기 보다는 업종이나 시장 전체를 사고 싶은 투자자들에게는 ETF가 비용을 줄이면서 투자 효과는 똑같이 내는 '다홍치마'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 ETF의 총보수는 일부 레버리지(차입) ETF가 0.7%를 받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0.5% 미만으로 약 2~3%대의 보수를 받는 보통 펀드와 비교할 수 없이 저렴하다. 또 국내 주식형 ETF는 배당소득세(수익의 15.4%)가 면제되고 올해까지는 거래세도 없어 비용이 안 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에 반해 시장의 움직임이 수익과 직결되다 보니 'KODEX 자동차''KODEX 에너지화학' 등은 올해 들어서만 각각 42.7%, 39.8%(4.28 기준)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성과 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다. 다만 적립식 펀드가 매달 일정한 돈이 자동으로 투자되는 데 반해 주식과 같은 ETF는 투자자가 특정 시기에 HTS로 매수해야만 적립식 투자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불편함이 있다. 이에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하나대투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ETF 자동 매수 서비스를 제공해 투자자들이 적립식 펀드 투자처럼 ETF를 매수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주식거래 수수료 면제받고, CMA 이자는 더 받고= 주식을 거래할 경우 증권사들의 각종 이벤트를 잘 활용해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스마트폰 주식거래서비스 'M-Stock'을 통해 올해 말까지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투자증권도 은행과 연계된 뱅키스 계좌를 통해 스마트폰 주식 거래를 할 경우 올해 중 거래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또 동양종금증권은 상반기 중 신규고객에게 계좌개설 후 3개월 동안 온라인 주식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은행에서 증권거래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크레온(CREON) 서비스를 개시, 0.011%의 국내 최저수준 온라인 주식거래수수료를 받고 있다. KBㆍSC제일ㆍ우리ㆍ신한ㆍ하나ㆍIBK기업ㆍ농협ㆍKEBㆍ시티ㆍ광주ㆍ대구ㆍ부산은행과 전국 우체국에서 대신증권 계좌를 개설한 뒤 HTS나 홈페이지, 스마트폰 주식거래를 하면 이 수수료가 적용된다. 우리투자증권은 펀드나 ETF, 주식을 적립식으로 투자한 뒤 목돈이 모이면 펀드나 랩 등 거치식 상품으로 전환하고 차후 연금 형식으로 매월 현금 수령을 받게 되는 '옥토 척척플랜'을 출시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 상품에 적립식으로 1~2년 미만 투자할 경우 수수료의 50%를, 2년 이상 적립시 100% 현금으로 돌려주고 있다.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사이에서도 '다홍치마'를 찾아볼 수 있다. 수시로 입출금이 쉬우면서도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CMA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연간 3%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메리츠종금증권의 'THE CMA plus(발행어음형)'은 1년간 예치 시 연 4.3%의 확정금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예금자 보호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또 현대증권은 급여이체 50만원 이상 등 조건을 충족하는 고객에게는 연 4.1%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어 메리츠나 현대 CMA고객들은 다른 증권사보다 1%포인트 이상의 금리를 더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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