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기록하며 순항하던 우리 경제에 갑자기 먹구름이 끼고 있는 형국이다. 주가는 1,000포인트선을 돌파하면서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국면이 예상되기는 했지만 하락폭이 너무 큰 것이 우려된다. 금리급등, 대우그룹 처리에 대한 불안감, 중국 위안화 절하가능성 등 각종 국내외요인이 공교롭게도 한꺼번에 겹친 탓도 있지만 우리 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주가상승과 경기회복 등에 도취되어 지나친 낙관주의에 빠진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최근 열린 정부와 IMF 정례협의에서 IMF는 한국경제에 대한 밝은 전망을 공식 인정했다. IMF긴급지원자금 40억달러를 조기상환키로 한 것은 IMF의 자금지원이 사실상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IMF체제 졸업도 멀지않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고비는 아직 남아있다. 최근의 금융불안은 넘어야 할 첫번째 난관일뿐이다.
우선 해외경제여건이 불리하게 전개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유가가 오르고 있는데다 한동안 잠잠하던 위안화절화가능성이 다시 나돌고 있다. 우리 경제의 체질이 여전히 취약하여 해외의 충격에서 무사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우리 경제체질이 얼마나 약한가는 대우쇼크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대우그룹이 부도직전에 구제금융을 받게된 것은 엄청난 부실이 방치되어온 것을 뜻한다. 대기업의 부채가 줄어들어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경쟁력은 회복될 수 없다. 벼랑끝에 이르러서야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한 해당 그룹도 문제지만 정부나 채권은행단도 금융시장에 불안을 조성하도록 안이하게 대처해온데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
그럼에도 일부 금융기관들이 추가금융지원규모를 놓고 아전인수식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일단 돈을 풀어 구조조정을 지원하기로 했다면 하루라도 빨리 집행 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마땅하다. 때를 놓치면 또 다른 경제위기의 싹이 될 수 있음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대기업도 말이나 구호가 아니라 정말 구조조정을 실천해야 한다. 구조조정이 약속한대로 이행돼야 금융시장의 불안도 해소될 수 있다. 시장은 대기업의 약속이행과 해외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정책운용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