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내가 본 박봉수 이사장

내가 박봉수 이사장을 처음 알게 된 것은 30여년 전 은행 초임 대리시절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당시 박 이사장은 재무부 사무관이었다. 그때만해도 은행의 부장급 이하 직원이 막강한 이재국 사무관을 업무상으로 직접 상대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시절이었다. 박 사무관은 격식이 맞지 않는다는 부하들의 불평에도 불구하고 "일만 잘 할 수 있다면 굳이 상대방의 직책을 따질 필요가 있느냐"며 나를 편안하게 대해 주었다.나는 그의 이러한 가식 없고 소탈한 성격이 마음에 들었고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 우리는 30여년의 교분을 유지하고 있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그 사람의 객관적인 됨됨이보다는 평가자의 주관적인 감정에 더 좌우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는 원칙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면 무섭도록 냉엄하다. 이렇게 원칙에 충실한 자는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로부터 불평을 사게 되고 비록 소수이더라도 그 목소리는 크게 들리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그는 잔머리를 굴릴 줄 모른다. 무릇 인간 매사가 그러하듯이 때로는 대로(大路)가 아니라 샛길로 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늘 대로만을 고집하는 우직함을 보여 왔다. 그는 일에 대해 욕심도 많지만 학구적인 열의 또한 대단하다. 대학 재학중에 공인회계사 자격을 땄고 미국에서 세계은행 근무중 대학원을 졸업했다. 정열적이고 빈틈없는 논리로 완벽하게 처리하지만, 현실이 그의 뜻을 따라주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주변의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일이 취미'라는 그의 강한 추진력과 매사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하는 자세가 돋보인다. 그는 겉으로 보기보다는 마음이 여리고 인정이 많다. 특히 윗사람보다는 아랫사람에게, 가진 자보다는 덜 가진 자에 대한 배려를 많이 하면서도 자신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엄격하고 스스로를 자제한다. 중소벤처기업의 보증지원을 위해 앞장서 수고하는 CEO 박 이사장에게 큰 기대를 걸어본다. 한양대 강병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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