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ㆍ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3ㆍ4분기 골드만삭스가 달러(USD)ㆍ엔 환율 옵션상품에 투자했다가 10억달러가 넘는 손해를 입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이 은행의 채권·환율·상품(FICC) 사업 부문 전체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저조한 분기실적을 기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관계자에 따르면 골드만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을부터)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외환 투자전략을 짰으며 그 결과 참담한 패배를 당했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시장의 환율상품 거래 규모가 줄어드는 형편에 판단착오까지 겹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졌다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항상 승승장구하던 골드만삭스가 큰 손해를 내자 투자자뿐 아니라 월가의 다른 IB도 바짝 긴장하며 원인 찾기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FICC 부문에 대한 투자자들의 위기감이 커지자 비용축소 등 구조조정에 몰두해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JP모건 역시 같은 기간 환거래에서 6,500만달러의 적자를 봤으며 이 밖에 모건스탠리ㆍ씨티그룹 등도 수익률 하락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한편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은 12일 투자설명회에서 "시장환경이 어렵다 보니 트레이더들이 다소 과도한 매매를 했을 수 있다"며 "FICC는 골드만삭스의 주요 사업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