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세계 주식시장은 주중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말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한주간 상승률을 모두 까먹는 모습을 보였다. 태풍의 핵은 나스닥시장이었으며 그동안 상승에서 비켜나 있던 아시아 주식시장은 오랜만에 오름세에 동참했다. 고용불안과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식시장이 선방한 원인은 두가지다. 첫째, 경기가 우려와 달리 크게 둔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작용했다. ISM 제조업 지수가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했으며 주택 판매 등 여러 지표들은 경기가 일시 후퇴 이후 제자리를 찾을 것임을 암시해 주었다. 이에 따라 큰 폭의 경기둔화를 우려했던 투자 심리가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둘째,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이다. 리처드 피셔 달라스 연방은행 총재가 “연방준비은행(FRB)은 지금 통화 긴축정책 사이클의 8이닝에 있다”는 비유를 통해 조만간 금리인상이 마무리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자 내년 중반까지 금리인상을 당연시 하던 주식시장은 환영 일색이었다. 종목별로는 기술주가 강세였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데이터저장 업체인 스토리지테크놀러지를 인수한다는 대형 인수합병(M&A) 소식을 비롯해 기술주 전반에 재료가 많았다. 유럽 증시의 상승도 두드러졌다. 국가별로 독일과 프랑스가 지난 5월 한달 동안 각각 6.6%, 5.3% 올라 3월의 고점을 넘어섰다. 유럽 주식시장 강세는 EU헌법과 관련해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실시된 국민투표가 부결되는 악재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더더욱 의의가 있다. 한편 유럽연합 헌법 부결은 정치적인 부담이 된 반면 한 쪽에서는 수출 증가에 대한 기대를 부추기는 양면성을 보였다. 이런 점은 프랑스 주식시장에서 특히 강하게 나타났는데 유로화 약세에 따라 교역조건 개선이 기대되는 수출주가 크게 상승했다. 독일 증시도 유로화 약세의 영향권 내에 있었다. 독일에서는 환율변동에 민감한 자동차 업체 주가가 강세를 보였는데 다임러크라이슬러ㆍ폴크스바겐이 주역이었다. 아시아 증시도 오랜만에 상승세에 본격 동참했다. 일본 주식시장은 주말에 상승 탄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강세 기조가 이어졌다. 독일과 마찬가지로 상승의 중심에 자동차 주식이 있었는데 5월 미국 판매가 크게 늘어난 닛산과 도요타ㆍ미쓰비시ㆍ혼다 등이 상승을 주도했다. 대만은 미국의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과 인프라 산업과 관련한 정부 투자 방안이 입법원을 통과한 것을 재료로 6,100포인트 선을 넘었다. 주도주는 법안 통과로 수혜가 예상되는 건설주와 관광ㆍ운송 등이었다. 세계 주식시장은 일시 조정을 거친 후 상승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시장을 억눌렀던 경기 불안 우려가 한 풀 꺾이면서 1ㆍ4분기의 양호한 실적이 주가에 본격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 분기에 미국 S&P500에 속하는 기업은 15%가 넘는 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이는 당초 시장 전망 8%는 물론 수정 전망 11%를 뛰어 넘는 것이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도 주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금리조정회의가 예정돼 있는 월말로 갈수록 금리와 관련한 논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돼지만 주식시장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