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한쪽 팔다리 감각 둔해지면 즉시 병원 가야

■ 찬바람 불면 환자 급증… 뇌졸중 조심하세요<br>의식 잃은 환자에약복용 금물… 넥타이 풀어 몸 편안히 해줘야<br>항응고제 재발 방지에 큰 도움…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도 중요<br>꾸준한 운동·혈압 체크는 필수

한 중년 남성이 의료진으로부터 혈압 체크를 받고 있다. 환절기 뇌졸중 발생을 예방하려면 만성질환자들의 경우 정기적으로 혈압을 살펴보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경제DB


아침저녁으로 차가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뇌졸중에 걸릴 위험도 한층 높아지고 있어 뇌혈관질환 환자들의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뇌졸중은 암ㆍ심장질환과 함께 인류의 3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서 우리나라에서도 단일 질환으로서는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일교차가 큰 10월에는 뇌졸중 환자가 급증하는 만큼 철저한 예방과 관리가 필요하다. 의료계에서도 매년 10월29일을 세계 뇌졸중의 날로 지정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뇌졸중은 뇌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보고 듣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데 장애가 생기는 질환.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압이 올라가 뇌혈관이 압력을 더 받게 된다. 이때 고혈압이나 고령 등으로 굳어지고 탄력성이 떨어진 뇌혈관이 터지면서 뇌출혈이 생기게 된다.

또 기온이 떨어지면 감기나 폐렴 등에 걸리는 사람이 늘어나는데 각종 성인병(고혈압ㆍ당뇨병ㆍ고지질혈증)이나 흡연자, 고령자, 심장병 등이 있는 사람들은 뇌동맥에 혈전(피떡)이 생기면서 막혀 뇌경색이 생기기 쉽다.

팔다리에 갑자기 마비증상이 오거나 몸이 가라앉으면 뇌졸중 발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뇌졸중 후에 나타나는 증상은 뇌혈관의 어느 부위에서 문제가 생겼는가에 따라 다르다. 대체로 많은 환자들이 팔다리의 근력이 떨어지고 감각이 둔해지며 근육이 뻣뻣해지는 증세 등이 나타나 거동은 물론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게 된다.

만일 언어중추가 있는 뇌의 좌측 편에 문제가 생기면 말을 하거나 이해하는 데 장애가 나타나며 반대로 뇌의 우측 편이 손상되면 공간인식과 지각에 문제가 생기고 자신도 모르게 왼쪽 시야를 무시하게 된다. 이 밖에 인지 기능이 저하되고 의욕이 떨어지며 감정의 조절이 잘 안될 수도 있다.

박종무 을지병원 신경과 교수는 "갑자기 앞을 잘 보지 못하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일 때, 한쪽 귀가 들리지 않고 몸이 가라앉고 졸리게 되고 깨워도 자꾸 자려고만 할 때 뇌졸중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말이 어눌해지고 남의 말을 이해하지 못할 때, 한쪽 팔다리가 어둔해지고 마비가 올 때, 안면 마비로 입이 돌아가는 경우, 갑자기 한쪽 팔다리나 얼굴의 감각이 둔해지고 저릴 때, 비틀거리며 잘 못 걷고 넘어지는 경우, 갑자기 어지럽거나 두통과 구토 증세를 보이는 경우 뇌졸중이 의심되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면 당황해서 약을 급하게 먹이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금물이다. 뇌졸중으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삼키는 기능이 떨어져 약이 기도로 잘못 넘어가 흡인성 폐렴이나 질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의식을 잃은 환자에게 비상 구급약 등을 먹이는 일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환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 편하게 눕힌 다음 혁대나 넥타이 등을 풀어 몸을 편안하게 해주고 구토를 할 때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토사물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면서 시급히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치료는 혈관이 막혀서 생긴 허혈성 뇌졸중의 경우 혈전용해제를 투여해 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녹여 피의 흐름을 되살리고 경우에 따라 피가 엉기는 것을 막는 항혈소판 제제나 항응고제를 투여한다.


또 혈관이 파열돼 생기는 출혈성 뇌졸중은 혈압 조절과 뇌압 조절 등의 응급치료가 중요하며 때로는 고인 피를 뽑아내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뇌동맥이 꽈리처럼 부풀어올랐다 터진 지주막하 출혈은 수술을 해야 한다.

관련기사



어느 경우든 촌각을 다퉈 빨리 치료를 받을수록 후유증도 그만큼 줄어들며 가능한 한 서둘러 재활 치료를 시작해야 손상된 운동 기능을 빨리 회복할 수 있다.

뇌졸중은 재발이 잦은 질환 중 하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 번 뇌졸중을 앓은 후 1년 이내에 재발할 확률은 10명에 한 명(6~13%) 정도, 5년 후 재발하는 비율은 10명 중 2~4명(19~42%)에 이른다.

뇌졸중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항응고제나 항혈소판 제제 같은 예방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병ㆍ고지혈증ㆍ심장병 등이 있는 사람은 이를 적절히 치료해야 뇌졸중 재발률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뇌졸중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인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저밀도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기는 질환인 고지혈증은 뇌졸중 발생의 주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혈관 내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면 혈관벽 내에 찌꺼기인 플라크가 생겨 혈액의 흐름을 막는데 동맥의 70% 이상이 막힐 때까지도 별다른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지만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킨다.

전문의들은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압 관리 못지않게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고지혈증 치료 지침에 따르면 몸해 해로운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은 130㎎/㎗ 미만으로,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200㎎/㎗ 미만으로 관리해야 한다.

또한 당뇨병 환자나 심장질환 환자는 저밀도 콜레스테롤을 100㎎/㎗ 이하로, 당뇨병과 심장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거나 흡연을 하는 경우에는 70㎎/㎗ 이하로 더욱 낮게 유지하도록 권장된다.

고지혈증은 1차적으로 걷기나 달리기 등의 유산소 운동 및 식이요법ㆍ체중조절 등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높거나 3개월 정도의 생활 개선을 통해서도 치료되지 않는 경우, 특히 관상동맥질환 계통의 가족력, 흡연, 당뇨병 등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인자가 있으면 약물을 복용하는 치료법이 권장된다.

뇌졸중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평소 운동과 식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운동은 규칙적으로 빨리 걷기나 자전거타기 같은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하루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약간 땀이 날 정도로 계속하고 음식은 고지방식을 피하되 가리지 않고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다만 만성질환자들은 뇌졸중 예방을 위해 무리한 새벽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고령자들은 환절기 때 찬 기운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정기적으로 혈압을 체크해 혈압 상승에 따른 질환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