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의 장사/서상녹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로터리)

우리에게「사장의 제왕학」을 쓴 저자로 알려져 있는 일본의 전직 전문경영인, 이하라 류이치는「장사를 하는 요령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그건 바로「인」이라고 답하였다. 상도의 하나 제대로 확립하지 못한 채 천민자본주의 단계에서 주춤거리고 있는 우리실정과는 너무 거리가 먼 고담준론으로 들릴지는 모르지만 그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승복하지 않을 수 없다.장사는 고객의 마음이 되어 물건을 파는 것이 최고의 요령이다. 고객은 가게의 돈을 벌어주려고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필요나 이익 때문에 물건을 산다. 때문에 고객의 마음을 읽고 고객이 반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최대의 만족을 주는 것이 장사의 비결이다. 장사의 기본은 손님과 한마음이 되는 것이다. 이 한마음이 되는 것이 한자로는 「서」인데, 서는 바로 같은(여) 마음(심)이라는 여심의 회의이다. 이 서가 인의 기본이라는 것이 이하라 류이치의 풀이다. 인은 사람(인)이 둘(이)이 있음을 보여주는 글자다. 두 사람이 서로 마주할 때에는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주는 서가 가장 중요하다. 즉 서가 인의 기본이다. 장사는 남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고, 남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서이며 서는 인이다. 그래서 장사는 인이다. 현대 마케팅의 목표인 고객만족을 인의 차원에서 풀이하여 보니, 참으로 품격이 높지 않은가? 인은 서의 뜻외에 「충」이라는 또 하나의 뜻을 함축하고 있다. 충은 가운데(중)와 마음(심)의 회의다. 즉 충은 한가운데 자리잡은 마음으로써, 정심이자 직심이다. 충실하게 성의를 다하는 충은 이래서 정직(정심+직심)으로 연결된다. 이제 장사를 인으로 보고, 인을 서와 충으로 풀면, 장사의 기본은 손님마음 알아주기요, 정직이다. 마케팅의 기본을 이렇게 동양의 옛 가르침과 연결하여 보니 그 뜻이 더욱 빛나지 않는가? 필자는 저자를 잊어버렸지만「위대한 상인」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책을 다 읽으면서 책뚜껑을 덮는 순간에 이 위대한 상인이 바로 예수임을 깨달은 적이 있다. 예수의 가르침도 그 근본은 자기가 받고 싶은 것을 남에게 주는 서­「원수를 사랑하라」의 서를 연상하라­에 있다. 이는 동양의 옛 가르침(논어),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기소불욕물시어인)와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천민자본주의가 판을 치는 세정속에서 우리는 장사의 뜻을 너무 더렵혔다. 우리의 기업인들이 문자 그대로「고객만족경영」을 하여 장사의 황금률인 인을 실천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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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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