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펌 대표와의 '솔직토크'] "기독교 개척정신으로 해외진출 박차"

백현기 법무법인 로고스 대표변호사<br>국내 첫 베트남 지사 설립 이어<br>인도·러시아 등에도 개척팀 파견<br>5~6년만에 국내 톱 10 진입 쾌거<br>여주에 '1호 민영교도소'설립 추진<br>재소자 교화등 공익활동도 활발


약력
1952년 전남 장흥 출생
1971년 광주 제일고 졸업
1976년 한양대 법학과 졸업
1979년 사법시험(21회) 합격
1981년 사법연수원(11기) 수료, 대전지방법원 판사
1985년 인천지방법원 판사
1988년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
1989년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
1991년 서울고등법원 판사
1998년 사법연수원 교수
2000년 법무법인 로고스 구성원 변호사
2003년 영산대 법무대학원 겸임 교수
2005년 한양대 법과대학원 졸업(법학 석사)
2006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법률고문, 국가정보원 행정심판위원
2007년 법무법인 로고스 대표변호사

백현기(사진) 법무법인 로고스 대표변호사는 한양대 법대 1호 장학생이다. 넉넉치 않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광주일고) 시절 한대 법대에서 장학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해 4년 내내 학교를 공짜로 다녔다. 하지만 사법고시에 꼭 붙으라고 뽑아준 학교에서 그는 엉뚱하게 법학 서적 대신 성경에 빠지기 시작했다. 주말 교회에 가지 말라는 고시반의 규칙을 따르지 않아 쫓겨나기까지 했다. 우여곡절 끝에 대학 졸업 후 4년 만에야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그 후 90년대 말, 변호사로 활동하던 중 의정부 법조비리, 대전 법조비리 등으로 법조계가 온통 진흙탕이 됐다. 백 대표는 그때 법조인들이 이래서는 안 된다 싶었다. 기독교 신자로서 윤리적이고 신뢰 받는 로펌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로고스의 설립에 참여했고, 지난해부터 대표 변호사가 됐다. ◇기독교 로펌 로고스의 장단점=법무법인 로고스라는 이름을 만든 사람도 백 대표다. 원래 로고스는 기독교적인 해석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지칭하기도 한다. 인간과 창조주를 이어주는 사람, 인간에게 창조주를 설명해주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백 대표는 법조인들 역시 법과 사람 사이를 연결해준다는 점에서 로고스의 의미를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피고인과 판사, 피고인과 검사 사이를 이어주는 사람이 되고,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일반 시민들과 법 사이의 중계자로서 올바르고 정직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간접적으로 선교도 하자는 목적에서 로고스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처음부터 기독교 로펌을 표방하고 나선 로고스는 구성원들이 목표와 가치를 공유하며 시너지 효과를 냈고, 5~6년 만에 국내 10위권 로펌으로 도약하는 쾌거를 이뤘다. 백 대표는 “변호사들이 고객들에게 좀더 애정을 갖고 접근할 수 있었고, 고객들이 기독교 로펌이기 때문에 더 신뢰해주는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짙은 종교적 색채가 때로는 로고스의 발목을 붙잡기도 했다. 일단 수임료 등의 문제에서 윤리적 잣대를 엄격하게 대니 아무래도 영리성이 떨어졌다. 또 우수한 인재를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영입하지 못하는 일도 생겼다. 경영은 경영이지 종교를 강조할 필요가 있느냐는 내부 비판도 있었다. 백 대표는 “최근에는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도 우리 로펌의 정신에 동의한다면 들어올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독교 개척정신으로 해외 시장 진출=백 대표는 로고스가 기독교 로펌이기 때문에 신뢰할 수는 있지만, 정에 약하고 강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일부의 오해가 달갑지 않다. 지난해 대표로 취임하면서 ‘강한 로펌’을 만들겠다고 재차 강조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는 “기독교 정신은 원래 프론터어(개척정신)”라며 “정에 끌리지 않는 확고한 경영마인드로 로고스를 꾸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로고스의 개척정신은 이미 로펌 업계에서도 인정해주고 있다. 2006년 국내 로펌 가운데서는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해 호치민에 지사를 냈다. 이어 하노이에도 진출했고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최초로 캄보디아 푸놈펜에도 지사를 냈다. 이와 함께 중앙 아시아, 인도, 러시아에도 개척팀을 파견해 현지 답사를 하는 등 끊임없이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다. 백 대표는 “러시아의 경우 활동영역은 충분한데 비용이 많이 들어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탄탄한 기독교 변호사들끼리의 네트워크도 로고스의 해외진출을 위한 큰 자산이다. ◇강한 송무 분야 오히려 경쟁력 될 것=로고스는 전관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로펌이다. 송무 분야가 특히 막강하며 전체 매출에서 송무가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외국계 로펌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들어올 법률 시장 개방을 앞두고 로고스도 체질개선을 시도 하고 있다. 백 대표도 “우리 사회도 전관 예우 등은 점차 사라지고 형사 송무 보다는 기업 자문 분야의 중요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로고스는 당초 기업법무팀과 민사팀, 형사팀으로 나눠져 있던 조직을 개편해 기업법무팀을 국내 파트와 해외 파트로 나누고 지적재산권팀 조세금융팀 등을 신설하는 등 기업자문 분야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백 대표는 그러나 “송무 분야의 중요성이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법률 시장이 개방돼 기업 자문 분야에 특화된 외국계 로펌이 국내로 진출 할 경우, 상대적으로 송무 분야에서 탄탄히 자리잡은 로고스가 오히려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외국 로펌이 국내에서 송무 분야가 강한 우리 로펌과 손잡을 가능성도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내 1호 민영교도소 설립 추진=대형 로펌들이 기업화하며 공익활동이 늘고 있지만 그 내용을 보면 대부분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기독교 로펌으로서의 정체성이 뚜렷한 로고스는 공익활동 면에서 확실히 색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 적인 예가 경기도 여주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1호 민영교도소다. 이는 로고스가 참여한 재단법인 아가페에서 주도하고 있다. 백 대표는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민영 교도소를 만들어 재소자들을 교화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미 교도소 부지까지 확보됐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다소 늦어지고 있다. 이밖에도 로고스는 활발한 공익활동을 통해 기독교 로펌으로서의 역할에 힘을 쏟고 있다. 로고스 변호사들 중 다수가 재소자들을 교화시키는 세진회에서 활동 중이며, 범죄 없는 깨끗한 도시를 만들자는 홀리클럽 운동도 벌이고 있다. 백 대표는 “구성원들의 가치가 뚜렷하다 보니 형식적으로만 공익활동을 하는 다른 로펌과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어머니 고생하시는 모습 보며 변호사로= 백 대표는 소문난 효자이기도 하다. 판사 생활을 그만두고 변호사 개업을 하게 된 것도 어머니가 고생하시는 모습을 본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94년 미국 연수를 갔다 와서 고향을 찾았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너무 늙어보이시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거창한 꿈이나 목표가 있어 변호사 개업을 했다기보다는 어머니를 좀 호강 시켜드리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미국 연수 과정에서 느낀 법원생활에 대한 회의도 한 몫 했다. 판사 생활이 우물 안 개구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좀더 자유롭게 변화된 삶을 살고 싶었다고 한다. ◇성실하게 살고 현재에 충실하라=백 대표의 좌우명은 고등학교 때부터 ‘성실’이었고 지금도 변함없다. 그는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미래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백 대표가 좋아하는 직원 유형 역시 성실한 직원. 자녀들에게도 늘 성실하게 살 것만을 강조한다. 그 덕분인지 백 대표의 1남 1녀 모두 국내외에서 명문 대학을 졸업해 사회에 당당히 진출했다. 백 대표는 자녀 얘기가 나오자 “하느님 덕분”이라며 연신 웃음을 지었다. 백 대표는 나중에 자신의 이름으로 장학재단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그는 “법조인으로서, 또 법조인 이전에 기독교인으로서 사회에 끝까지 봉사하고 싶다”고 말을 맺었다. 법무법인 로고스는 명망높은 전관 많아 송무분야 최대 강점 법무법인 로고스는 2000년 9월 기독교 정신을 실천한다는 사명 아래 변호사 12명이 모여 설립했다. 로고스는 그리스어로 '말씀'이라는 뜻이다. 로고스 소속 변호사들은 월요일 아침 전 직원이 함께 예배를 보며 한 주를 시작한다. 출범한지 8년도 안 돼 변호사 수가 80명(외국 변호사 포함)에 육박하는 대평 로펌으로 성장했다. 특히 명망 높은 전관들이 많아 송무분야에서 강점을 보였다. 윤영철 전 헌법재판소장, 김승규 전 국정원장, 이용우 전 대법관 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 법조인이 10여명 가량 포진해 있다. 전체 매출 가운데 송무 분야 매출이 70%가량을 차지한다. 송무 분야 외에도 금융, 조세, 기업구조조정, 공정거래 등의 부문에서 탁월한 실력을 바탕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38년 전통의 특허법인 C&S와 합병, 지적재산권 분야를 강화하기도 했다. 현재 기독교 교도소 건립, 범죄 없는 도시 건설, 무료 법률 지원 등 다양한 공익활동을 전개하면서 선교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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