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97 상반기/자동차·가전(소비자만족 베스트상품:Ⅰ)

◎기아 엔터프라이즈/최첨단성능·디자인 ‘진가’/TV감상 설비·AMS장치 등 국내 첫선최근 출시된 국산 승용차 가운데 기아자동차(대표 김영귀)의 엔터프라이즈만큼 많은 기록을 가지고 있는 모델도 드믈다. 국내 최초로 대형세단에 강철트림이 없는 창문을 채택하고, 국내 최초로 후석안마기를 설치했다. TV감상설비, AMS장치(핸들과 백미러, 시트를 기억시켜 한번의 조작으로 한꺼번에 움직이는 장치), 백미러 자동접이 장치도 모두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것이다. 시속 40㎞ 이상의 속도를 내면 도어가 자동으로 잠기고 정지하면 별도의 조치없이 자동으로 열리는 장치도 처음이다. 경쟁차에 비해 40㎜가 긴 국내최장 길이(5천20㎜), 최대배기량(3천6백㏄), 최고속도(시속 2백30㎞)…. 최첨단성능과 함께 엔터프라이즈의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단단하고 중후한 모습의 디자인. 김영귀 사장은 『튀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볼수록 우러나는 은은한 아름다움을 개발의 포인트로 삼았다』며 디자인의 중후함을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이 차는 출하단계에서 이미 성공이 예견됐는지도 모른다. 지난 3월 27일 공개된 엔터프라이즈는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 4월 한달동안 1천6백41대가 팔렸다. 이는 3천㏄이상 대형 승용차시장(4월 2천9백89대)에서 55%를 차지하는 것이다. 기아는 개발 당시 『엔터프라이즈는 국내업체와 경쟁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국내 대형차 시장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벤츠, BMW 등 외제차를 경쟁상대로 정했다는 얘기다. 김선홍 기아그룹회장은 『초기품질을 잡기위해 마무리에만 5개월을 들였다』며 이 차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엔터프라이즈는 요즘 마케팅 담당자들의 사례연구 대상으로 떠오를 정도가 됐다. 기아는 그동안 타 모델의 TV광고를 전면중단하고 엔터프라이즈에 집중해왔다. 또 전국 32개 지역본부에 엔터프라이즈 전담 정비업소를 운영, 신속한 정비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 고객들은 「엔터프라이즈 전담반」이라는 명찰을 부착한 전담서비스맨을 발견하게 된다. 기아는 모처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주문이 폭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루 생산능력을 80대에서 1백대 이상으로 늘렸다. 엔터프라이즈는 기아의 자존심으로 자리했다. 대형차 시장에서 선두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차에서 형성된 좋은 이미지는 중소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정승량> ◎대우 레간자/‘쉿’ 소리없는 차 욕구 해결/전통한옥·한복선 살린 도어라인 돋보여 「라노스화이팅, 누비라 화이팅, 레간자 쉿!」. 대우자동차(대표 김태구) 영업사원들이 매일 아침 조회시간에 외치는 구호는 레간자의 개발테마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레간자는 「소리」를 주요 테마로 개발된 중형차다. 국내에서는 현대 쏘나타Ⅲ, 기아 크레도스가 경쟁상대다. 그러나 도요타 「캄리」, 혼다 「어코드」, 폴크스바겐 「파사트」 등 세계 중형차시장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세계적인 명차를 철저히 분석, 벤치마킹해 개발했다는게 대우측의 설명이다. 레간자는 또 「대우차는 소음이 심한 차」라는 이미지를 깨는 선발대로서의 임무도 부여받으며 탄생했다. 「소리없는 차」라는 국내소비자들의 가장 강한 요구를 해결한 차가 바로 대우의 레간자라고 할 수 있다. 중형차종에서는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쿠페형의 디자인은 세계적인 디자인 전문회사인 「이탈디자인」사가 고안해낸 것이다. 특히 레간자에서 돋보이는 것은 전통 한옥의 용마루선과 처마선, 한복의 소매선을 살렸다는 도어라인, 태극무늬의 부드러운 곡선미를 최대한 살린 계기판은 기존 국내 중형차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디자인이다. 제품력도 경쟁차보다 뛰어나다는 평이다. 2.0DOHC모델의 경우 최고시속이 2백6㎞에 달한다. 또 중형차 고객이 대부분 채택하는 자동변속기의 경우 세계적인 수준의 독일 ZF사 제품을 적용, 변속이 부드럽고 연비가 뛰어난 특성을 자랑한다. 제품에 자신감이 생기면 목표도 커지는 것일까. 대우가 지난 4월 레간자 출시를 계기로 국내 승용차시장 1위를 선언하며 10년 아성을 지켜온 현대를 압박해 들어간 것도 레간자에 대한 자신감의 또 다른 표현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자동차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같은 우수한 성능과 영업사원들의 자신감, 고객들의 호기심 등이 어우러지면서 레간자는 지난 4월 출시 첫 달 1만4천1백51대가 팔렸따. 몇 년간 중형차정상을 지켜온 쏘나타Ⅲ(1만8천8백31대)에는 다소 못미쳤지만 현대를 초긴장상태로 몰고간 주역이다. 레간자에는 영업용 택시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현대의 긴장감을 엿보게 한다. 대우는 당초 레간자를 월 1만2천대씩 팔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목표는 이미 넘었다. 「내강자」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한 셈이다. 『쉿!. 탱크가 지나간다』 『늑대 레간자』 따위의 경쟁사 마타도어의 집중타를 맞은 것도 레간자의 성능에 대해 경쟁사들이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정승량> ◎동양매직 가스오븐레인지 칼라/‘12가지 요리프로’ 자랑/매달 2,000대씩 팔려 선두주자 우뚝 동양매직(대표 이영서)이 지난해 하반기에 내놓은 「매직 가스오븐레인지 칼라」(모델명 핵­246D)는 빠른 속도로 외제품을 대체하면서 국내 가스오븐레인지의 선두주자의 위상을 다져가고 있다. 판매(지난해 8월)이후 매월 24%의 판매신장율을 보이고 있다. 현재는 월 2천대가 팔리고 있다. 이 제품의 비중은 이 회사 전체판매의 20%선으로 대표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이 제품은 동양매직이 국내 가스오븐레인지시장의 절반이 넘는 5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데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매직 가스오븐레인지 칼라의 시판을 계기로 가스오븐레인지하면 동양매직이라는 인지도를 구축했다는 게 회사측의 분석이다. 이런 높은 인지도에 힘입어 수입품을 매년 20%가량 대체하는 등 국산품의 내수시장 방어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제품은 12가지의 다양한 자동요리프로그램을 내장했다. 흑백이 기본색상이며, 맞춤칼라로 브라운관 청색 그린색등 5가지 색상이 있어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색상을 선택하도록 했다. 15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한 이 제품은 초보자도 요리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피자 빵 쿠키 찜 등 대표적인 오븐요리 12가지를 자동프로그램화 했다. 메뉴버튼 하나로 요리와 소화 가스차단까지 자동으로 처리하도록 설계했다. 자동소화, 과열방지, 점화봉 안전장치 등 3중 안전장치외에 오븐부에 열차단 반사유리를 2중으로 채용, 요리중에 오븐도어의 표면온도가 섭씨 60도이하로 유지해준다. 동양매직이 가스오븐레인지의 선두주자로 부상하는 것은 차별화된 개발전략과 마케팅에 따른 것이다. 업계 처음으로 칼라마케팅을 도입하고 제품규격의 차별화, 제품디자인의 고급화 등이 돋보인다. 소비자가 주방가구의 분위기와 개성에 맞게 원하는 칼라(5가지색상)를 선택할 수 있도록 칼라가스오븐렌지를 개발했다. 매직 가스오븐레인지는 색상차별화를 바탕으로 컬러마케팅을 전개해왔다.<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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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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