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브라질 사태] 인접 중남미국 시련

브라질이 환율제한폭을 폐지함에 따라 아르헨티나, 멕시코, 칠레 등 라틴아메리카 인접국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무엇보다 브라질의 레알화가 20% 이상 평가절하돼 이들 인접국가의 수출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한 경제성장률 둔화와 연쇄적인 통화의 평가절하 압력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 사태의 여파는 아르헨티나에 두가지 측면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레알화 평가절하로 인해 아르헨티나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총 수출량의 30%(연간 80억달러)를 차지하는 브라질에 대한 수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은 14일 아르헨티나 자동차업계를 비롯, 각 부문의 생산량이 전년 대비 15% 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아르헨티나는 페소화와 달러화의 가치를 1:1로 묶어둔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법적으로 무역수지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평가절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다. 지난 15일 브라질 사태의 영향으로 은행 대출금리는 7.63%에서 10.25%로 급등했다. 이는 향후 경제성장률 둔화와 현재 12.4%에 달하는 실업률을 더욱 높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메릴린치사는 15일 올 아르헨티나 경제성장률을 당초 2.1%에서 제로(0)%에 가까울 것으로 수정 전망했고 대부분의 시장관계자들도 이같은 메릴린치의 전망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아르헨타나 정부는 브라질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 경제성장률 3%선은 지켜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카를로스 메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환율 변동에 따른 우려를 없애기 위해서는 페소화와 완전히 결별해야한다』며 아르헨티나 통용화폐로 페소화 대신 미국의 달러화 도입 방안을 긴급 검토할 것을 경제장관에세 지시했다고 아르헨타나 일간 신문들이 15일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대해 페르난데스 경제장관은 『미국 방문때 연방준비제도이사회측과 이문제를 상의했으며 미국측은 아르헨타나의 달러화 도입에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페루도 브라질 사태의 여파로 올 경제성장율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 마카 전 재무장관은 지난해 12월 페루 경제가 올해 5.5%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전 중앙은행 총재였던 줄리오 베라드씨는 15일 올 경제성장률이 3.0%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고 민간부문에서도 올 성장률이 3~3.5%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브라질의 레알화 평가절하는 멕시코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브라질 사태 이후 멕시코 페소화는 평가절하 압력을 크게 받고있고 이는 수입품의 가격상승과 국내소비를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 멕시코 은행이 페소화 방어를 위해 이자율을 인상하자 금융기관 대출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조세 안젤 구리아 재무장관은 15일 다우존스 뉴스와이어와의 회견에서 『멕시코 정부는 올해 3% 성장과 13%의 물가상승, GDP의 1.25%인 재정적자를 고수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결국 브라질 레알화의 평가절하가 인접 라틴 아메리카 국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어떻게 수습해 나갈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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