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배승찬 가업FC 대표, 고기 품질만 생각성공 밑거름이죠

직가공… 메뉴 경쟁력… 10년만에 매출 400억대로




"고기 전문 프랜차이즈 중에서 10년 이상 장수하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입증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해외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입니다."

생고기 전문점 '구이가(로고)'를 운영하는 가업FC 배승찬(41·사진) 대표는 "경기불황으로 가격파괴를 앞세운 고기 프랜차이즈가 범람하고 있지만 구이가는 되레 꾸준한 성장세"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경기 침체와 메르스 사태 등으로 프랜차이즈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결국 본연의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는 살아남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배 대표가 지난 2006년 선보인 구이가는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품질 좋은 고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특색을 앞세워 직영점 5곳을 포함해 전국에 8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분야로 눈 돌리지 않고 한우물을 팠다는 점이 연매출 400억원대로 성장한 구이가의 경쟁력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대표가 됐지만 배 대표는 젊은 시절부터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일한 '창업맨'으로 통한다. 대학 졸업 후 순대 전문점 '병천순대'에 입사해 가맹점 개발에 뛰어들었고 이후 '돈데이'로 옮겨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돈데이 창업지원팀에서 창업 전반에 대한 노하우를 익힌 배 대표는 동료 9명과 의기투합해 구이가를 열고 본격적인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의견 차이로 동업이 깨지면서 시련에 맞닥뜨렸다. 가맹점 1호점을 냈으나 동료가 상표권을 반환하지 않아 옴짝달싹 못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3년에 걸친 소송 끝에 상표권은 되찾았지만 그 사이 창업자금은 모두 바닥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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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점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배 대표는 동네 편의점 앞 테이블을 사무실로 정하고 직원들과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메뉴 개발에 매달렸다. 인근 정육점에서 육절기를 빌리는 등 고생의 연속이었지만 하나둘씩 입소문을 타면서 가맹점이 늘기 시작했다. 고유의 메뉴 경쟁력과 소송 과정에서 보여준 가맹점과의 신뢰 관계 등이 밑바탕이 된 것이다. 배 대표는 "당시에는 본사를 믿고 매장을 연 1호점을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직원들 월급을 주지 못하자 1호점 점주가 대신 월급을 줄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창업 10주년을 맞이하게 된 구이가의 경쟁력은 신선한 고기와 유행에 편승하지 않는 메뉴에 있다. 기존 고기 브랜드가 숯불을 돌판으로 바꾸고 삼겹살 대신 갈매기살로 메뉴를 바꿀 때도 구이가는 흔들리지 않았다.

외부에서 고기를 공수받는 여타 업체들과는 달리 경기도 성남에 자체 유통센터를 두고 직접 고기를 공급한다는 점도 차별화된 요소다. 유통센터를 운영하면 비용은 많이 들지만 균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어 브랜드 가치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배 대표는 내년에는 아예 돼지농장까지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배 대표는 올해 중국을 100여 차례나 드나들었다. 창립 10주년이 되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이미 현지 육류업체와는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합작이 아닌 직접 진출로 가닥을 잡았다. 상하이, 쑤저우, 광저우 등에 10개의 직영점을 운영한 뒤 이후에는 가맹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배 대표는 "프랜차이즈 성공의 핵심은 본사와 가맹점의 신뢰관계에 달려 있다"며 "지금까지 걸어왔던 것처럼 정도경영을 통해 본사와 가맹점이 함께 성장하는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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