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자칫하단 '줄기세포 식민지' 전락 우려"

■ '국내외 연구 현황' 전문가 간담회<br>美·英 등 경쟁국 대대적 투자공세 '총성없는 전쟁'<br>한국은 '黃사건'으로 4년여 공백 따라잡기 힘들어<br>법·제도적 관리기준 마련·연구비 지원등 늘려야


국회생명과학연구포럼이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내외 줄기세포 연구의 최근 현황’을 주제로 개최한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줄기세포 식민지’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했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논문조작’ 사건 이후 관련 분야 연구가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데다 미국ㆍ영국ㆍ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국가적 지원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라정찬 알앤엘바이오 대표이사와 조대웅 프로셀 대표이사는 “줄기세포 산업 활성화를 위해 법적ㆍ제도적 관리기준이 필요하고 경쟁국가에 뒤처지지 않게 정부 연구비의 신설 및 증액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포럼의 대표인 정하균 친박연대 의원은 “국내 연구가 세계적인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국회 차원의 지원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 줄기세포 연구 ‘총성 없는 전쟁’=최근 파이낸셜타임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줄기세포 규제 완화로 미국의 줄기세포 연구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캘리포니아 재생의학연구소(CIRM)는 그동안 각종 법적 분쟁으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이제는 지난 2004년 설립 당시 주정부로부터 지원 받은 30억달러의 자금을 활용해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캘리포니아에서는 수십개의 새 줄기세포 연구소가 설립되고 수백명의 연구원들이 일자리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새 정부의 지원에 힘입은 물량공세에 나서고 있다면 영국은 체세포 복제를 통한 줄기세포 개발이 한창이다. 영국은 우리나라에서는 금지하고 있는 동물의 난자에 사람의 핵을 이식하는 이종 간 복제 연구도 허용하고 있다. 일본도 체세포 역분화 연구 등에 앞으로 5년간 8,000만달러를 지원할 계획이고 인도는 생명과학부에 한정된 정부지원을 의료연구 인도의회와 다른 부처에서의 지원으로 확장했다. ◇국내 배아줄기세포 연구 4년여 공백 극복 힘겨운 싸움=우리나라의 줄기세포 연구는 분야별로 진행상황이 다르지만 인간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2005년 ‘황우석 사태’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지난달 차병원이 신청한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승인 후 보건복지가족부의 최종 승인으로 재개됐으나 4년여의 공백을 일순간에 따라잡기에는 다소 버거워 보인다. 반면 배아줄기세포를 제외한 성체줄기세포, 제대혈 및 지방줄기세포의 국내 연구는 활발한 상황이다. 특히 성체줄기세포 연구는 윤리적 문제가 없고 세포의 채취가 용이해 바이오벤처를 중심으로 치료제 개발이 가장 활발한 분야다. 오일환(가톨릭의대)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장은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여러 기술적 어려움을 내포하고 있지만 성체줄기세포는 안정성과 효율성이 낮은 반면 실용화되기 위한 많은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줄기세포 연구는 정부 지원에 상당 부분 의지하고 있는데 2008년 생명공학(BT) 전체 정부 투자 9,304억원 중 줄기세포 분야는 345억원(3.7%)에 불과하다. 이 또한 배아줄기세포, 성체줄기세포, 줄기세포 활용, 공통 연계분야 등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경쟁국들과 비교하면 극히 부족한 수준이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 지원 금액을 경제규모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이를 더욱 늘려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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