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의 세계 경제와 주식시장은 어떻게 돼 있을까. 당장 내일의 일도 모르더라도 주식시장의 사이클을 통해 장기투자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투자전략 보고서가 나왔다. 단순히 주가가 하락해 싸다는 장점 보다는 향후 건강과 아시아의 부흥, 에너지 등 사회의 변화에 투자하라는 조언이다.
정영완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28일 “주식시장에는 10년 주기로 큰 사이클이 변화하는 ‘10년 주기설’이 있는데, 통상 10년의 큰 주기 초반에 주식을 사서 후반에 팔면 이익이 크다는 논리”라며 “장기투자 관점에서 볼 때 10주기의 3~4년째 되는 해에 주식비중을 늘려야 하고, 그래서 지금이 시기적으로 매우 특별하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가 시작되면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 등 경기부양책이 이어지는데, 이 같은 정책이 효과를 내며 투자수요를 살리고 경기호전에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는 데 3~4년이 걸린다는 얘기다.
지금이 주식을 사야 할 시기라면 어떤 주식에 돈을 넣어야 할까. 정 센터장은 그 동안 주가가 ‘반토막(HALF)’난 구시대 업종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새시대 업종으로 눈을 돌릴 것을 조언했다.
대표적인 유망 업종으로는 헬스케어(Healthcare)를 꼽았다. 저출산 고령화 심화 속에 노령 인구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관련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녹십자와 LG생명과학 같은 신약개발 부문은 물론 휴비츠, GS리테일 같은 헬스케어, 유통주들의 강세도 점쳤다.
아시아 중산층의 성장(Asian middle class)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센터장은 “3년 뒤 전 세계의 소비는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이 아닌 아시아 지역의 중산층이 견인할 것”이라며 “이들의 삶과 관련이 깊은 업종에 지속적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의 시장 중국만 하더라도 신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과 임금 인상 계획으로 가계 소비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의(衣), 식(食)에 해당하는 휠라코리아, 영원무역, 빙그레 등의 소비재와 함께 고가 가전제품 보급 확대에 따른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IT) 업종을 유망 업종ㆍ종목으로 꼽았다.
높은 가계부채에 따른 부채축소(deLeveraging)를 고려할 때 대출과 관련이 있는 업종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이들 업종과 종목에 대해서는 철저한 낙폭에 근거한 가격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쉽게 말해 약세로 주가가가 많이 빠져 ‘싼 가격’이 부각될 경우 매수하라는 이야기다. 인류의 숙제, 에너지 효율성(Fuel efficiency)도 투자 전략을 짜는 중요한 지표로 제시했다. 인구 고령화처럼 틀리기 힘든 예측 중 하나가 바로 석유 에너지의 고갈인 만큼 이 부분에 관련된 자원개발(LG상사, 대우인터)이나 에너지ㆍ발전관련 지주사(SK, LS), 2차 전지(삼성SDI) 등 관련주의 주가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정 센터장은 “주식시장에서 단기적인 시장대응도 중요하지만, 국면에 따라서는 몇 년 후의 큰 그림을 그리며 투자를 해야 하는 시기도 있다”며 “가격만 싸다고 해서 ‘좋은 종목’이라고 할 수는 없고 기왕 시작하는 투자라면 미래의 세상을 이끌어갈 새로운 ‘HALF’에 관심을 가져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